광주 도시철도 2호선 2단계의 핵심 구간인 수완지하차도(13공구)가 착공조차 하지 못한 채 장기 지연되고 있다. 현재 계획된 노선과 공법으로는 시공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나오면서, 광주시는 결국 노선·설계 변경까지 검토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지난 6월 말, 운남주공5단지 교차로 인근 13공구 공사 현장 모습. 광주시 제공.
27일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단계 전체 구간(광주역∼전남대∼일곡∼첨단∼수완∼운남지구∼시청)이 공사에 착수했지만, 13공구 수완지하차도 구간은 1년 넘게 착공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해당 구간은 지하차도를 중심으로 고층 건물이 밀집해 대표적인 난공사 지점으로 꼽힌다. 지하차도와 주변 건물 사이에 열 수송관, 송전선로 등 각종 지장물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건물 지하주차장이 깊게 설치된 곳도 많아 얕은 깊이에서 굴착하는 저심도 공법으로는 시공이 사실상 어렵다는 설명이다. 공사 과정에서 장기간 단전·단수 가능성이 제기되는 점도 부담 요소다.
공사 차량과 자재가 드나들 통로조차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도 문제로 지적된다. 본부는 현재 노선·공법으로는 공사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대안 검토에 들어갔다. 노선 일부 조정과 설계 변경을 포함한 방안을 마련한 뒤, 주민 공청회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사업 방향을 다시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노선 및 설계 변경이 현실화하면 사업비가 크게 늘고, 예산 심의와 변경 설계 절차에 따라 공사 중단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광주시는 2단계 구간을 2030년 개통하는 일정을 유지하고 있지만,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단계의 다른 난공사 구간도 상황은 비슷하다. 7공구(전남대 후문∼오치동 육교), 10공구(본촌동 OB맥주공장∼양산지구 사거리)는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해 착공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다.
10월 기준 2단계 공정률은 8공구 5.13%, 9공구 5.4%, 11공구 6.75%, 12공구 7.19%, 13공구 4.45%, 14공구 8.7%에 머물러 있다. 광주시는 미시행 구간의 경우 공사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터널 공법을 도입해 전체 일정에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난공사 구간의 해법이 마련되지 않으면 계획 차질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이번 상황은 이미 예견된 문제였다는 비판도 나온다. 2021년 주민 민원으로 최초 노선이 변경됐을 당시 지장물·지하구조물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결국 다시 노선 변경을 검토하게 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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