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생후 15개월 된 아이를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구급차를 이용했다가 1000만원이 넘는 비용 청구서를 받은 부모의 사연이 전해졌다. 단순 이송이었음에도 청구 항목에는 '전문 치료 이송' 기본료부터 산소포화도 모니터링 비용까지 여러 항목이 포함돼 있었다. 부모는 "사이렌도 켜지 않았고 크게 속도를 내지도 않았다. 40분 동안 평범하게 이동했을 뿐"이라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기사 본문과 무관한 자료사진. 픽사베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주에 사는 엘리자베스 요더는 지난 8월 아들의 손·발·입 부위에서 바이러스 감염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발견해 인근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의료진은 아이가 '포도상구균 화상 피부 증후군' 증상을 보인다며 특수 치료가 가능한 아동병원으로 이송할 것을 권했다. 요더는 직접 운전해 이동할 수 있는지 의료진에게 물었지만, "절대 안 된다"는 답을 들었다고 한다. 결국 요더는 구급차를 이용해 아동병원으로 이동했다.
이후 요더는 구급차 비용 청구서를 받고 깜짝 놀랐다.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에서 약 40마일(약 64㎞) 떨어진 아동 병원까지 이동했을 뿐인데 9250달러(약 1355만원)의 비용이 나왔기 때문이다. 구급차 비용에는 '전문 치료 이송' 기본요금인 6600달러와 총 이동 거리 요금 2340달러, 정맥 주사용 펌프 사용료 250달러, 산소포화도 모니터링 비용 60달러 등이 포함됐다.
요더는 "이송 중 사이렌도 켜지 않았고, 빠르게 속도를 내지도 않았다"며 "아동 병원까지 약 40분이 걸렸는데 그냥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가는 평범한 이동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급차 직원들이 한 것은 응급실에서 아이에게 꽂아둔 수액과 항생제가 담긴 정맥주사(IV)와 아이의 활력징후를 모니터링하는 게 전부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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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더 가족은 저소득층을 위한 정부의 의료보험 프로그램인 '메디케이드'나 중산층 자녀 대상 보험(CHIP)에 가입할 자격이 되지 않았다. 만약 메디케이드를 이용할 수 있었다면 구급차 비용은 609.95달러(약 89만 원)로 줄어들 수 있었다.
결국 요더는 구급차 업체와 협상해 일시불 조건으로 약 40%를 감면받아 5600달러(약 820만원)를 지불했고, 병원비는 자선 감면을 받아 약 6800달러(약 996만원)를 부담했다.
요더는 "환자가 직접 전화하고 설득해서 비용을 깎아야 하는 시스템 자체가 비정상적"이라며 "누구나 이용해야 하는 응급 서비스에 이렇게 큰 비용이 드는 현실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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