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 우표에 등장한 유일한 정치인이다. 지난 9월 11일 발매한 기념 우표에는 자전거를 탄 이 대통령을 따라가는 박 의원의 모습이 담겼다. 이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그만큼 자신이 대표 시절 최고위원-원내대표를 지낸 박 의원에 대한 이 대통령의 '애정'이 남다르다고 볼 수 있다. 2022년부터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박 의원의 후원회장도 맡았다. 박 의원이 고민 끝에 지난 8월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것도 이 대통령을 빼놓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이 대통령의 정국 운영은 박 의원이 정청래 대표에게 패배하면서부터 틀어졌다.
'인천시장 출마'가 거론되지만, 박 의원은 "고민 중"이라는 답변만을 내놓고 있다.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고, 그와 관련한 구체적인 움직임도 없다. 인천시장 선거 판도는 그의 출마 여부에 따라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판단도 있겠으나 이 대통령과의 관계 속에서 거취가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인천시장에 출마할 수도 있으나, 지금 상황으로는 출마가 유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집권 초라는 시기 속에서 대통령이 그를 필요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터뷰도 자제하며 목소리를 낮추는 박 의원이지만, 더민주혁신회의 강연자로 나서는 등 '친명'과의 연결은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지난 7월 25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 소통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현민 기자
박 의원은 지난 10월 25일 JTBC 인터뷰에서 "중앙 정치에서 제가 해야 할 역할이 좀 더 남아 있는지, 아니면 제가 소속되어 있는 우리 지역에서 해야 할 역할이 남아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인천시장에 나왔으면 좋겠다는 분도 상당히 많고, 인천시장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는 분은 더 많다. 당대표직에 한 번 더 도전해 봤으면 좋겠다는 요청도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고민 지점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보수 성향인 서정욱 정치평론가는 박 의원이 내년에 국무총리가 될 가능성을 점쳤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빠진 자리에 박 의원이 들어갈 것으로 봤다. 반면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박 의원은 '이재명 색깔'이 너무 강하해 2기 총리로는 적절치 않다. 총리보다는 인천시장에 도전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결국 이 대통령이 김민석 국무총리, 강훈식 비서실장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박 의원의 거취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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