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戰 종식 임박" 낙관…러는 "종전안 바뀌면 상황 달라져" 경고

유럽 "러, 휴전 의지 없어"…대러 압박 강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논의 중인 종전안이 수정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해 종전 협상이 순탄치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럽은 러시아에 휴전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대러 압박을 강화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25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칠면조 사면식에서 칠면조 '고블(Gobble)' 옆에 서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25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칠면조 사면식에서 칠면조 '고블(Gobble)' 옆에 서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칠면조 사면식에서 "우리가 종전 합의에 매우 근접해 있다고 본다"며 "지난 9개월 동안 8개의 전쟁을 끝냈고, 마지막 남은 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쉽지는 않지만 결국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행사 후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도 큰 진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한 주 동안 우리 팀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을 끝내는 일과 관련해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미국이 작성한 초안의 기존 28개 항목은 미세 조정됐고 이제 남아 있는 쟁점은 몇 가지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평화구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에게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도록 지시했고, 댄 드리스컬 육군 장관은 우크라이나 측을 만날 예정"이라며 "조만간 젤렌스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푸틴 대통령을 만나길 희망한다. 다만 이는 종전 합의가 완료되거나 최종 단계에 있을 때만 그럴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앞서 지난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담을 열고 새로운 종전안을 마련했다. 기존 미국이 제안한 평화 구상에 포함됐던 28개 조항을 19개로 줄였으며, 우크라이나 측 요구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새 종전안에는 전후 우크라이나군 규모를 기존 60만명에서 80만명으로 늘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추가 확대 제한에 대한 표현을 완화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제안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포기, 나토 가입 불가, 군 규모 60만명으로 축소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져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의 반발을 불러온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임박을 주장한 것과 달리 러시아는 이미 이견을 내비치고 있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 초안에서) 앵커리지 정신과 문서가 핵심 조항에서 제외됐다면 완전히 다른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8월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종전 관련 합의를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그는 "여전히 협상 과정에는 열려 있다"고 덧붙여 종전 합의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휴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판단 아래 대러 압박을 강화하기로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유럽 각국과 미국, 우크라이나 등이 참여한 화상 회의 후 "여러 참가국이 러시아 측,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 내용을 공유했지만 현재 러시아 측에 휴전 의지는 없어 보인다"며 러시아 동결 자산 등을 활용해 압박 강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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