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력업체 3사(LS일렉트릭·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의 3분기까지 누적 수주 총합이 30조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중전기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업계는 이 흐름이 최소 10년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이들 기업의 전자공시시스템 분기보고서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수주 잔액 총합은 올해 27조5204억원 규모다. 이는 지난 2023년 같은 시기 14조8108억원 규모에서 약 90.2% 증가한 수치다. 전력업체 수주 잔고는 최근 3년간 매년 30% 이상씩 늘어났다.
전력기기 산업이 주문형 생산 구조인 만큼 수주액은 곧 향후 수년간 이어질 일감으로 볼 수 있다. 이는 3사 모두 당분간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전기를 나르고 운송하는 중전기 산업이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했다"며 "미국 곳곳에서 전기가 모자라서 데이터센터 건설이 안 될 정도로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형균 대한전선 해저사업부장(상무) 역시 "전력업계 슈퍼사이클은 향후 10년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업계 수요를 공급이 전혀 못 따라오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LS일렉트릭은 올해 3분기 기준 4조1000억원의 수주 잔액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3조9000억원) 대비 2000억원가량 증가했다. 특히 이중 1조9000억원은 초고압 변압기 부문이다. 미국 신규 수주와 고객 확대로 사상 최대 수주잔고를 경신했다. LS일렉트릭의 올해 국내외 데이터센터 관련 수주액은 1조원에 육박한다. 이중 북미에서만 약 8000억원을 수주했다.
LS일렉트릭의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사업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에 배전 전력기기를 공급하고 있으며 로컬 유통망을 대상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북미 AI 빅테크와 1329억원(9190만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한 고압 및 저압 수배전반, 변압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발주 회사는 LS일렉트릭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총 3100억원 규모의 전력 기자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는 고객사다. 한 고객사에서만 4400억원이 넘는 계약을 체결했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이미 2027년까지 공장 캐파(생산능력)가 꽉 찬 상태"라며 "특히 해외 중심 수주 비중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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