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딸기 철을 맞아 특급호텔들이 잇달아 딸기 뷔페 가격을 올리고 있어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원재료인 딸기 가격은 지난해보다 내렸지만 1인당 10만원 밑에서는 딸기 뷔페를 찾기 힘들 정도로 가격은 비싸졌다. 호텔업계가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중시하는 소비자층을 겨냥해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면서 딸기 뷔페 가격도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분위를 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주요 특급호텔 대부분이 올해 딸기 뷔페 가격을 인상했다. 반얀트리클럽앤스파서울은 딸기 디저트 뷔페 '베리베리베리' 성인 1인 요금을 13만5000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10만5000원에서 28.6% 오른 수준이다. 어린이 요금도 7만원에서 8만원으로 14.2% 인상했다.
롯데호텔서울 역시 딸기 디저트 뷔페 '머스트비 스트로베리' 성인 요금을 14만5000원에서 15만원으로 3.4% 인상했다. 어린이 요금은 6만5000원에서 8만원으로 올랐다. 롯데호텔월드 더라운지앤바는 성인 요금을 10만8000원에서 11만5000원으로 약 6.5% 인상했고, 서울드래곤시티 인스타일은 9만5000원에서 11만원으로 15.8% 올렸다.
뷔페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커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상이 이어지고, 1인 10만 원대가 사실상 '평균 가격'으로 굳어지면서 선뜻 이용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많다. 예컨대 서울드래곤시티 딸기 뷔페의 경우 2020년 성인 5만5000원에서 ▲2023년 9만원 ▲2024년 9만5000원 ▲2025년 11만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른 셈이다.
딸기를 활용한 호텔 케이크 가격도 오르기는 마찬가지다. 안다즈 서울은 제철 생딸기를 올린 '스트로베리 쇼트케이크'를 10만5000원에, 파라다이스 호텔앤리조트는 생딸기를 층층이 쌓아 만든 '딸기트리' 케이크를 14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하이엔드 리조트 브랜드인 안토 역시 '스트로베리 선물상자'를 9만9000원에 선보였다.
딸기. 픽사베이
그러나 딸기 가격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하락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올해 11월 딸기 출하량은 전년 대비 12.6% 증가했다. 딸기 도매가격(상품·가락시장)도 2㎏당 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만600원)보다 약 15% 내렸다. 지난해에는 9월 고온으로 병해가 늘어 생산량이 줄었지만, 올해는 작황이 양호해 공급이 확대되면서 가격이 안정됐다는 분석이다.
딸기 가격이 내렸는데도 호텔 딸기 뷔페 가격이 오른 이유는 호텔업계가 내세우는 '프리미엄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몰 럭셔리' 트렌드가 확산하며,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을 중시하는 가심비 소비자들이 한 번쯤 즐기는 작은 사치로 호텔 딸기 디저트 뷔페를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인스타그램 등에서 '딸기 뷔페'가 매 시즌 화제를 모으면서 '사진 찍기 좋은 비주얼'이 소비자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됐다. 화려하게 꾸며진 디저트 라인업과 호텔의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인증 욕구를 자극하며, 가격이 오르더라도 일정 수요가 유지되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올해 딸기 뷔페는 대부분 12월 초부터 시작해 내년 3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딸기 출하량이 가장 풍성한 겨울 시즌과 맞물려 호텔업계도 매년 이 시기에 맞춰 관련 프로모션을 집중적으로 운영해왔다. 인기 뷔페의 경우 예약이 빠르게 차고 있으며, 주말 좌석은 이미 대부분 매진된 상태다. 일부 소비자들은 취소분을 잡기 위해 '빈자리 알림' 기능까지 설정하는 등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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