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출몰 급증에…일본서 '곰 퇴치용품' 날개 돋친 듯 팔려

'스프레이·곰 방울' 판매 3~4배 증가

최근 일본에서 곰 습격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곰 퇴치 스프레이·방울 등 관련 용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4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곰 목격 건수와 인명 피해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증가한 후쿠시마(福島)현 등지에서는 아웃도어용품점에서 곰 퇴치 스프레이 등 곰 대응용 상품의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후쿠시마현 고리야마(郡山)시 아웃도어용품점 '와일드-1 고리야마점'의 점장(52)은 "곰 습격으로 인한 피해가 급증한 지난달부터 찾는 사람이 급격히 늘었다"며 "올해처럼 곰 퇴치 관련 용품이 팔려나가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임업 종사자나 곰이 많이 출몰하는 지역 주민이 대거 방문해 용품을 사 갔다"고 덧붙였다.

곰 방울.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곰 방울.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특히 곰 퇴치 스프레이 재고가 빨리 소진되고 있으며, 인기 모델은 입고 후 곧바로 매진되는 곳도 있다고 전해진다. 곰 퇴치 스프레이에는 고추 성분인 캡사이신 등이 포함돼 있는데, 수 미터 거리에서 곰의 얼굴 쪽으로 직접 분사할 수 있다. 해당 매장에서는 가격대가 5000~2만엔(약 4만7000~19만원)까지 다양한 곰 퇴치 스프레이 6종류를 판매하고 있는데, 최근 매출은 작년의 3배 이상에 이른다.


곰 방울이나 베어 호른처럼 곰에게 사람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경고용품도 주목받고 있다. 곰 방울은 방울 소리로 사람의 존재를 알려 곰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등산객 등이 가방이나 허리에 달아 사용한다. 고음을 내서 곰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 '베어 호른'은 작년까지 인지도가 낮았지만, 최근엔 재고가 바닥날 정도로 판매량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후쿠시마현에서 11개의 점포를 운영하는 생활용품 체인 '가인즈(CAINZ)'에서는 최근 1~2개월 동안 동물퇴치 용품 판매가 전년 대비 약 4배 증가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농작물 보호용 제품 위주였지만, 이제는 '인명 보호' 제품 라인업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피습 시 두손으로 목 감싸고 웅크려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곰 퇴치 스프레이는 최후의 수단일 뿐 곰과 마주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조언한다.


후쿠시마대 모치즈키 쇼타 교수는 "곰이 매우 가까이 접근해 스프레이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방어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그 자리에서 웅크리기 ▲두 손을 목 뒤에 모아 머리·목·얼굴을 보호함으로써 치명상을 피할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곰도 사람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완전히 무력화하려 하기보다 위협을 느끼면 몇 번 할퀴고 떠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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