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음식 배달기사와 택배기사에게 과도한 출입 규정을 요구하는 아파트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번에는 부산 동래구의 한 아파트에서 배달기사가 '입주민이 나갈 때까지 기다리라'는 안내를 받고 단지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일이 전해져 논란이 되고 있다. 단지 밖으로 나가려던 배달기사는 경비원의 제지로 출구 문을 통과하지 못했고, 결국 담을 넘어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에서는 "보안 명목의 갑질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아파트 출구 문이 열리지 않고 경비원도 열어주지 않자 결국 방법이 없어 담을 넘었다는 배달기사 사연이 전해졌다. 인스타그램
자신을 배달기사 아내라고 소개한 A씨는 2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편이 오늘 직접 겪은 일"이라며 "배달업을 한 지 10년 넘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글을 올렸다. 그는 "부산 동래구 한 아파트에 배달 음식을 전달하고 나가려고 하는데 출입구 문이 안 열렸다"며 "몇 번 시도하다가 다음 배달이 늦을까 봐 경비원에게 문 좀 열어달라고 부탁했는데 '입주민이 나갈 때까지 기다리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찍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배달기사가 경비원에게 다가가 "문을 어떻게 여느냐, 열어줄 수 있느냐" 물어봤는데 경비원은 손사래를 치며 못 연다는 의사를 표했다. 결국 배달기사는 다음 배달에 늦을까 봐 담을 넘어서 나왔다. A씨는 "세상에 나가는 걸 못 하는 아파트도 있느냐"며 "이게 말로만 듣던 갑질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런 아파트가 요즘 많냐, 진짜 궁금하다"고 했다.
아파트 경비원이 아파트 출입구를 열어달라는 배달기사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A씨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나가는 것을 막는 건 사실상 감금 아니냐" "보안 명목의 갑질이다" "불 나면 어쩌려고, 소방법에 문제없나" "입주민이 배달시키면서 배달기사를 외부인 취급하네" "저런 곳은 배달해주면 안 된다" "저럴 거면 배달은 왜 시키냐" 등 비판을 쏟아냈다. 일부 누리꾼은 "비슷한 일을 겪은 적 있다"며 경험담을 공유하기도 했다. "지하 주차장 차단봉도 안 열어줘서 한참 갇혀있었다" "헬멧 쓰고 걸어 다녀도 안 된다. 무섭다고 벗고 다니라는 민원을 하는 곳도 있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택배·배달 서비스가 일상 필수서비스가 된 상황에서도, 일부 아파트는 배송기사들의 단지 출입에 불편을 호소하며 각종 요구 조건을 내걸고 있다. 최근 일부 아파트는 택배기사에게 출퇴근 시간 배송 금지, 승강기 이용 제한, 지상 출입 차량 규제 등 다양한 규정을 강요해 반발을 산 바 있다. 지난 8월에는 전남 순천의 한 아파트 단지는 택배기사에게 출입 카드 보증금과 이용료를 부과하려다 "갑질" 비난 속에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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