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이 당에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박 시장은 23일 "상대가 아무리 입법 독재를 하고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더라도 계엄을 자제하지 못해 국민이 만들어준 정권을 3년 만에 헌납한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 아시아경제DB
박 시장은 이날 오후 동서대 센텀 캠퍼스에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열린 시사 대담에서 "국민의힘이 분명하게 국민에게 정말 잘못된 일이고 미안한 일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런 이야기조차 무서워한다면 보수의 가치가 분명해지지 않는다"며 "대한민국 보수는 이승만부터 윤석열 대통령까지 성과와 얼룩을 함께 남겼다"며 "보수가 희망이 있는 건 얼룩에 대해 성찰하고 다시 얼룩을 만들지 않으려 노력하고 혁신해온 역사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에게 사과하는 걸 두려워하고 주저할 필요가 없다"며 "상대가 밉고 정말 잘못한다고 해서 우리의 잘못이 가려지는 것이 아니며 그런 태도와 기준으로 다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연장선상에서 보수의 혁신이 필요하다"며 "국민이 원하는 정책 역량을 키우고 이재명 정권의 잘못에 대해선 단호하게 비판·투쟁하고 동시에 연대 전략을 펴는 등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재판에 출석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앞서 국민의힘 소속 일부 의원들은 계엄 1년을 앞두고 당에서 대국민 메시지로 계엄에 대한 사과 입장을 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대해 "대체로 그런 취지의 방향으로 가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한지아 의원도 같은 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 인터뷰에서 "107명 의원 전원과 당협위원장들이 함께 비상계엄 사과, '새벽 후보 교체' 사과, 그리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선언을 해야 한다"며 "이 세 가지가 선행돼야 국민에게 전달하는 메시지에 힘이 실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의 인간적인 정 같은 건 없어야 한다. 박절하게 절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