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프랑스·독일과 연쇄 정상회담…"관계 격상"·"통일 노하우 전수"

'프랑스 대혁명' 언급한 李대통령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하자" 제안
'독일 통일' 언급하면서 "경험 배워 한국도 그 길 가야"
마크롱 대통령 "안보·AI 등 협력하자…내년 방한 준비"
메르츠 총리 "북한에 대해 궁금한 것 많아…한국의 對중국 인식도 궁금"

이재명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연쇄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안보 등 분야에서 관계를 강화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특히 '프랑스 대혁명'이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언급한 이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양국의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자고 제안했다. 메르츠 총리에게는 독일 통일의 노하우를 알려달라면서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 독일의 지지를 요청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22일(현지시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양자회담에 나선 연 이재명 대통령이 "프랑스와 대한민국은 특별한 관계인데 회담을 계기로 각별한 관계로 더 발전하면 좋겠다"며 "양국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한 단계 더 격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확대 세션에서 처음으로 만났었다. 이 대통령은 당시 만남은 언급하며 "마크롱 대통령이 그때 제 옆자리에 앉았는데, 그 모습을 담은 영상이 대한민국에서 매우 유명하다"면서 회담을 풀어나갔다. 특히 이 대통령은 6·25전쟁 당시 프랑스의 파병에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프랑스 대혁명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위대한 프랑스 반갑습니다"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앞으로 문화·경제·안보·첨단기술 등 모든 분야의 협력을 확고히 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비공개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양국이 방산분야에서 상호 보완적인 협력을 추진하고 인공지능(AI)과 우주산업 분야에서도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기를 바란다"고 했고 문화 분야 교류 확대를 언급하며 "양국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회담에서는 한반도와 역내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의 제안에 마크롱 대통령도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그는 "G7에서 마주칠 기회가 있었는데, 이번에 회담을 하게 돼 기쁘다"며 "양국은 안보·인공지능(AI)·우주·원전·재생에너지·퀀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우크라이나 문제 등 핵심 사안에 명백하고 일관성 있는 입장을 유지해 주는 점에 대해서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글로벌 이슈에서 다양하게 기여하고 있는 한국과 내년 7개국 정상회의 의장국을 수임하는 프랑스가 다양한 국제 현안에 대해 계속 긴밀히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부연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내년은 한국과 프랑스 수교 140주년인 특별한 해인 만큼 꼭 방한해 주기를 바란다. 국민과 함께 국빈으로 잘 모시겠다"고 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방한을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한·독 정상회담도 열려…李대통령 "통일 노하우 알려달라", 獨총리 "북한에 대해 궁금한 것 많아"
연합뉴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에 이어 메르츠 독일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독일의 경험에서 배울 게 많다"면서 "어떻게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독일을 이뤄냈는지, 경험을 배우고 대한민국도 그 길을 가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숨겨놓은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면 꼭 알려달라"며 웃으며 말했다.


이에 메르츠 총리는 웃으면서 "비밀 노하우는 없다"며 답변하면서 북한에 대한 궁금증이 많다고 했다. 그는 "한반도와 주변의 상황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북한에 대해서도 궁금한 것이 많다"면서 "대한민국의 대(對)중국 인식도 궁금하다. 저희도 대중국 전략을 고심 중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비공개 회담에서도 한반도 평화 구축 문제에 대해 논의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면서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한 독일의 지지를 요청했다.


경제 분야 협력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두 정상은 양 정상은 제조업 강국이자 분단 경험을 공유하는 한국과 독일이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에너지, 핵심광물 협력 등 공통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 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약 850개의 우리 기업이 진출해 있는 독일은 유럽 진출의 거점국이자 유럽 내 최대 교역국인 점을 언급하며, 꾸준한 경제협력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유럽이 방산 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움직임 속에서 방산 강국인 독일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방산기업들도 독일과의 협력을 심화하는 데 관심이 크다"며 메르츠 총리의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두 정상은 독일 경제계가 주최하는 아태 비즈니스회의(APK)가 내년에 한국에서 개최되는 계기를 활용해 양국 경제인 간에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호혜적 경제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내년 상호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