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이집트 대통령, 계엄사태 극복 과정에 놀라…기적 같은 역사"

카이로서 동포간담회
한·이집트 동반 성장 위한 동포 역할 당부
"다시는 대한민국 걱정하지 않게 하겠다"

이집트를 공식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그리고 새 정부 출범에 이르는 일련의 상황을 두고 "대한민국 국민이 만들어낸, 세계사적으로도 기적과 같은 역사"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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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의 한 호텔에서 동포간담회를 열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수백만 명이 모여 쓰레기 하나 남지 않고 유리창 하나 깨지지 않았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세계에서 대한민국처럼 역동적인 나라도 없다. 식민지에서 해방된 국가 중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룬 유일한 나라"라며 "국민주권이라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삶에서 재현하지 않았나"라고 부연했다.


이집트 동포간담회는 2006년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것으로 동포단체 대표, 경제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국제기구 종사자, 한국·한글학교 관계자, 문화예술인 등 약 150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있었던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오간 대화의 내용도 소개했다. 회담에서 시시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의 역량에 놀랐다. 작년 계엄 사태 같은 황당무계한 역사적 어려움이 있었지만, 무혈혁명을 통해 국민의 손으로 정상 회복하는 것을 보며 참 대단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이 대통령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동포들이) 대한민국을 보며 얼마나 안타깝고 답답했겠느냐"며 "그러나 다음 순간에는 위대한 반전을 지켜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는 여러분이 대한민국을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대한민국이 여러분의 든든한 힘이 돼 드리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이집트와 대한민국 사이의 비행기 직항로가 없다고 하는데 놀랍다. 당연히 조정해야 한다"며 직항편 신설 추진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자료를 보니 이집트 국민의 대한민국에 대한 호감도가 90%가 넘는다고 한다. 엄청나게 높은 숫자"라며 "이집트와 대한민국의 교류를 확대하는 것은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 여러분도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주완 세계한인경제무역협회 카이로 지회장의 건배 제의 이후 권재영 이집트 대박물관 기념품점 총괄책임, 유정남 카이로 한국학교 교사, 이진영 C&C 코퍼레이션 대표를 비롯한 여러 동포도 현지에서 경험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공유했다.


권재영 이집트 대박물관 기념품점 총괄책임은 이집트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인상이 세대와 분야를 막론하고 매우 긍정적이라며, "이집트 일상에서 묵묵히 봉사하는 동포들의 노력을 통해 양국이 문화적으로 더욱 연결되고 지속 가능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진영 C&C 코퍼레이션 대표는 "아프리카는 어두운 식민지 시대를 지나 자주적이고 평화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아프리카 대륙이 새로운 국제 협력의 시대로 진입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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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카이로 한국학교로 파견 나온 유정남 교사는 "대한민국에 대한 전 세계의 환영과 신뢰의 배경에는 우리 모든 국민들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라고 하며 순수하고 창의적인 한국학교 학생들의 잠재력을 통해 대한민국이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밝혔다.


현지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이진협 아트오브트래블(Art of Travel) 지사장은 모국을 행복하고 건강한 사회로 발전시켜 가는 이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임한수 전(前) 이집트 태권도 국가대표 코치도 60세가 넘은 태권도 사범들이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해외 파견 사업에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건의하기도 했다.


동포들의 이야기를 들은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주권 행사에 장애가 없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동포들이 자유롭고 다양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동포들을 격려했다.


한편 간담회 축하공연에서는 카이로 셀러브레이션 합창단원 소프라노 이한나씨와 이집트의 소프라노 달리아 파룩 씨가 콰르텟 블루맨의 반주에 맞춰 '나 하나 꽃피어'와 '그리운 금강산'을 함께 노래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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