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20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슈퍼스타 엔비디아의 호실적이 최근 확산된 AI 거품론을 진정시키며 기술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는 분위기다.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 이후 처음 발표된 고용 보고서 역시 미국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회복력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장에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전 11시27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8.67포인트(0.69%) 상승한 4만6457.44를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57.41포인트(0.86%) 오른 6699.5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44.674포인트(1.08%) 뛴 2만2808.903에 거래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이 투자심리를 강하게 지지하는 모습이다. 이 회사는 전날 장 마감 후 회계연도 3분기(8~10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570억1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EPS)은 1.3달러로 집계됐다. 매출과 EPS 모두 금융정보업체 LSEG 예상치(각각 549억2000만달러, 1.25달러)를 상회했다. 엔비디아는 시장 예상보다 높은 650억달러의 4분기 매출 전망을 제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 칩 블랙웰 수요가 "엄청나다"며 시장의 AI 거품 우려를 일축했다.
이 같은 실적 발표는 최근 AI 관련주의 고평가 우려와 업계 전반에 퍼진 '순환 투자' 구조에 대한 불안감을 완화했다. 최근 엔비디아, 아마존 등 AI 칩·클라우드 기업들이 오픈AI, 앤트로픽 같은 AI 개발사에 투자하고, 이들 기업이 다시 컴퓨팅 자원을 되사는 구조가 확산하면서 과열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기술자문회사 퓨처럼 그룹의 대니얼 뉴먼 CEO는 CNBC 인터뷰에서 "현재 약세론은 무너지고 있고 AI 거래는 여전히 건재하다"며 "마진은 강력하고 중국에 대한 우려도 과장돼 있다"고 평가했다.
고용 지표도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였다.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9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11만9000건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5만3000건)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실업률은 8월 4.3%에서 9월 4.4%로 소폭 상승했는데, 이는 경제활동참가율이 62.4%로 높아진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실업수당 지표는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지난주(10월30일~11월5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2만건으로 전주 대비 8000건 줄었다. 반면 계속 청구 건수는 11월2~8일 기준 전주 대비 2만8000건 늘어난 197만4000건으로, 2021년 11월(204만1000건)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셧다운으로 인한 연방 직원 청구 증가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표는 노동시장 둔화가 예상보다 급격하지 않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9월 수치가 두 달 전 상황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현재 흐름을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인 플랫폼 글래스도어의 대니얼 자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9월 고용 보고서는 셧다운 이전에도 노동 시장이 회복력을 유지했고 임금 수준도 예상을 상회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도 "8월 고용이 일자리 감소로 수정되고 실업률이 상승한 만큼 상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번 수치는 두 달 전 지표일 뿐, 현재 11월의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비농업 고용 증가와 실업률 상승, 계속 실업수당 청구 증가라는 혼재된 신호를 받아들이며 12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소폭 높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현재 연 3.75~4.0%인 기준금리를 다음 달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전날 30.1%에서 이날 현재 43.8%로 높였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같은 기간 69.9%에서 56.2%로 내려갔다.
종목별로는 엔비디아가 1.99% 상승세다. 브로드컴은 3.92% 오르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2.44% 강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미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는 예상을 넘어서는 실적 발표와 연간 전망 상향 후 6.6% 치솟고 있다.
미 국채 금리는 내림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보다 3bp(1bp=0.01%포인트) 내린 4.09%,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3bp 하락한 3.56%선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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