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美 공장 증설·국내 4조 투자…'신약기업' 전환 가속"

비만치료제·ADC 신약 개발 집중

셀트리온이 미국 공장 증설과 국내 신규 투자, ADC(항체-약물 접합체)·비만치료제 등 신약 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성장 청사진'을 공개했다.


美 증설 등 1.4조 투자…韓 송도·예산 등에 4조 투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19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미국 뉴저지 브랜치버그 공장 인수를 연내 마무리하고 즉시 1·2차 증설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수비용 7000억원과 별도의 증설 투자 7000억원 등 총 1조4000억원을 투입해 총 5년에 걸쳐 최대 6만6000ℓ 규모까지 생산능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미국 내 물량은 현지 공장에서, 글로벌 수출 물량은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구조를 구축해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서 회장은 "미국 내 CMO(위탁개발) 사업도 자동으로 시작되고 일라이 릴리와의 CMO 계약은 이미 미국 정부 승인까지 받은 상태"라며 "미국 공장을 확보함으로써 가격 인하 압박과 관세 리스크에서 벗어났다"고 밝혔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투자 계획도 대폭 확대된다. 이미 송도에서 진행 중인 완제(DP) 공장에 더해 송도 DS 공장, 충남 예산 완제 공장, 충북 오창 PFS 공장 등 신규 생산설비에 총 4조원을 투입한다. 셀트리온은 이 국내외 생산설비 투자를 병행해 연간 공급능력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주요 품목의 글로벌 시장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공장 증설과 국내 공장 확충이 동시에 이뤄지면, 2030년 이후 예상되는 블록버스터 바이오시밀러 출시 시점에 공급차질 없이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셀트리온은 2038년까지 총 41종의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를 확보한다는 중장기 목표도 제시했다. 2030년까지는 키트루다·코센틱스· 오크레부스·다잘렉스 등 7개 신제품을 추가 출시해 총 18종을 상업화할 계획이다. 자가면역·항암 영역에 집중되었던 기존 포트폴리오를 아토피·천식·혈우병 등으로 확장한다.

인천 송도 셀트리온 2공장 전경./인천=김현민 기자 kimhyun81@

인천 송도 셀트리온 2공장 전경./인천=김현민 기자 kimhyun81@


ADC·비만치료제 중심 신약개발 본격화

신약 개발의 핵심 축은 ADC·다중항체 플랫폼과 오픈이노베이션 기반 라이선스인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2025년까지 4종의 ADC 및 다중항체 후보물질을 임상에 진입시키고, 2027년엔 임상단계 10종 이상을 포함한 총 20종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만치료제는 셀트리온이 집중하는 또 하나의 차세대 먹거리다.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 기반 2·3중 작용제를 넘어 '4중 작용제' 비만 치료제 'CT-G32' 개발을 진행 중이다. 기존 약물이 가진 개인별 효능 편차와 근손실 부작용을 개선하고, 체중 감소율을 최대 2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셀트리온은 이미 글로벌 선도 후보물질을 확보했으며, 현재 동물 효능 평가가 진행 중이다. 2026년 전임상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비만 시장 확대 속에서 국산 대형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4분기부터 실적 반등도 예상된다. 합병 관련 일회성 비용이 대부분 해소된 가운데 고수익 신규 제품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3분기 대비 매출은 최소 30% 이상 증가하고, 영업이익률도 40% 내외로 개선될 전망이다. 미국·유럽에서 새로 출시된 데노수맙·오말리주맙 바이오시밀러가 빠른 처방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연말에는 애플리버셉트 등 추가 신제품도 유럽 시장에 투입된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사업으로 안정적인 현금창출 기반을 확보하고, 이를 신약 개발 투자로 연계하는 구조를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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