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청주에 있는 SK하이닉스 청주 M15X 팹(공장) 조감도. SK하이닉스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충청북도 청주 아파트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수도권 주요 지역에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막히자, 서울에 가깝고 다양한 호재가 있는 청주 시장에 매수 심리가 살아났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시적이거나, 지엽적인 매수세로 보인다며 지방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청주의 10·15 대책 이후 한 달(10월16일~11월14일) 아파트 거래량은 101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책 발표 한 달 전 (9월16일~10월15일) 804건과 비교할 때 26.6% 늘어난 수치다. 청주 아파트 시장은 10·15 대책 이후 주목받고 있다. 갭투자도 가능하고, 주택담보대출 6억원 한도 제한도 없다.
특히 청주에서도 흥덕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해당 기간 흥덕구 아파트 거래량은 34.1% 증가해 청주 전체 26.6%보다 7.5%포인트 높았다. 상당구(8.7%), 서원구(29.3%), 청원구(29.0%)와 비교해도 거래량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수도권 못지않은 양질의 일자리와 교통망은 투자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흥덕구에는 기존 SK하이닉스 청주 1~4캠퍼스에 이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집중 생산할 예정인 '청주 M15X 팹(공장)'도 들어선다. 대전∼세종~오송역∼청주공항을 잇는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 사업'이 추진 중이다. 기존 경부선을 활용해 서울로의 이동 편의성이 높아질 수 있다.
청주 흥덕구 A공인 관계자는 "10·15 대책 발표 후 청주 내부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투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며칠 만에 1억원 넘게 뛴 아파트도 있다"며 "외지인의 경우 대부분 갭투자를 원하는 이들"이라고 했다.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흥덕구 복대동 신영지웰시티1차 전용면적 152㎡는 지난달 14일 10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대책 발표 후 3일 뒤인 지난달 18일에는 1억원 넘게 오른 11억9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10·15 대책 이후 청주를 비롯해 다른 지방 부동산 시장에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구와 부산이 대표적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1월 대구와 부산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각각 전월보다 5.9포인트, 4.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지수가 17.1포인트 내린 것과는 상반됐다. 해당 지수는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이 정상적으로 잔금을 내고 입주할 수 있을지를 예상하는 지표다.
권영선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똘똘한 한 채가 대세인 상황이어서 강력한 풍선효과가 나타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경기 외곽과 비슷한 가격대인데 갭투자가 가능하고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면 신축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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