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빚투시대… 아마존도 채권 발행으로 17兆 조달

FT "AI 인프라 투자 등 목적"
내년 자본지출 1470억달러 넘을듯
주요 빅테크 AI 투자 목적 차입 확대

아마존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이조스. AP연합뉴스

아마존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이조스. AP연합뉴스


미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위해 무리한 차입을 이어가는 가운데 아마존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17조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아마존이 AI 인프라 투자 등의 목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해 약 120억달러(약 17조6000억원)를 조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이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한 것은 2022년 11월 이후 3년 만이다.

아마존은 조달한 자금을 기업 인수와 자본지출, 자사주 매입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AI 인프라 투자에 상당 부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운영하는 아마존은 클라우드 분야 세계 1위 업체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와 구글 클라우드 등과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아마존의 내년 자본지출액은 147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인용해 전했다. 이는 2023년보다 세 배나 커진 금액이다. 회사는 이달 초 오픈AI에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십만개를 탑재한 컴퓨팅 인프라를 7년간 공급하는 내용의 380억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주요 빅테크들은 AI 투자를 위한 회사채 발행을 통해 차입을 늘리고 있다. 이달 초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25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으며, 메타는 10월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인 300억달러를 조달했다. 오라클도 9월에 180억달러를 발행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체이스도 AI 투자를 위한 채권 발행이 늘면서 내년 미국 '투자등급(IG)' 채권시장이 사상 최대인 1조810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서에서 전망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2020년의 1조7600억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다. 이 중 기술 기업은 올해보다 61% 늘어난 2520억달러어치를 발행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흐름이 채권 시장을 범람(flood)하게 만들고 신용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부채 리스크를 안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FT는 짚었다.


AI 빚투시대… 아마존도 채권 발행으로 17兆 조달

한편, 월가에서는 빅테크의 AI 투자 열기가 과열됐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 '빅 쇼트'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는 최근 AI 열풍이 1990년대 말 닷컴버블과 유사하다며 AI 거품론을 제기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 공매도 투자자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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