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전력 시스템은 교류(AC)를 기반으로 발전해 왔다. 화력, 수력, 원자력, 풍력 등 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기들은 회전운동을 기반으로 극성(+, -)이 주기적으로 변화하는 교류 전기를 만들어낸다. 이에 비해 태양광은 전압 및 전류의 방향이 일정한 직류(DC) 전기를 생산한다.
19세기말에 있었던 니콜라 테슬라와 토머스 에디슨 간의 전류전쟁(Current War)에서는 테슬라의 교류 시스템이 승리했다. 교류는 변압기를 이용해 전압을 바꾸기 쉬워 승압 과정을 거쳐 전기를 멀리 보낼 수 있었다.
그때만 해도 직류 시스템은 변압이 어려웠고 생산한 교류를 직류로 바꾸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뒤따랐다. 장거리 송전이 어려우면 발전기를 곳곳에 세워야 하기 때문에 경제성 측면에서 교류가 유리했다. 대신 에디슨은 직류 기반의 가전기기를 발명하며 인류 문명을 발전시켰다.
그런데 21세기에 접어들며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연료전지 등 터빈을 돌리지 않고 직류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들이 등장했다. 전력 반도체 기술의 발달로 직류도 변압이 쉬워져 고압 송전도 가능해졌다. 데이터센터, 전기차충전소 등에서 직류 기반의 전력 수요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직류 송전 시스템에 대한 니즈가 커졌다.
특히 최근 직류로 전기를 생산하는 재생에너지가 크게 증가하면서 초고압직류송전(HVDC)이 크게 확대하고 있다. HVDC는 송전 효율이 높아 수요처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전기를 생산해야 하는 재생에너지에 적합하다.
HVDC는 양 끝단에서 교류에서 직류로, 다시 직류에서 교류로 변환하는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초기 비용이 비쌀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력 손실이 적어 일정 거리 이상에서는 초고압교류송전(HVAC)에 비해 투자 비용이 적게 드는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HVAC는 송전 거리가 멀어질수록 전력 손실이 크게 증가한다. 같은 전압일 경우 HVAC는 HVDC에 비해 송전 손실이 25% 더 높다. HVAC는 교류 특성상 땅속에서 정전용량(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이 커지면서 실제 전기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전송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추가로 보상 설비를 설치해야 하므로 지중화 시에 투자비가 폭증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가공(공중)송전선로의 경우 수백 ㎞, 지중(땅속)이나 해저 송전선로는 수십 ㎞ 구간에서 HVDC가 더 저렴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HVDC는 또한 주파수가 없기 때문에 전자파 논란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HVDC는 제어 방식에 따라 전류형과 전압형으로 구분된다.
전류형은 사이리스터(Thyristor) 반도체, 전압형은 IGBT(Insulated Gate Bipolar Transistor) 반도체를 사용한다. 전류형 HVDC는 비교적 기술이 성숙했으나 양방향 송전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전압형 HVDC는 양방향 전송이 가능하고 설치 면적이 작다는 장점이 있으나 아직 기술 형성 단계로 가격이 비싸다. 해상풍력 발전단지 연계, 국가 간 송전 등에는 유연하게 제어할 수 있는 전압형 HVDC의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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