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청 여성 공무원들이 '전국노래자랑' 무대에서 구청장의 '백댄서'로 춤을 춰 논란이 된 가운데, 시민단체가 장기자랑 강요 문제를 근절하겠다고 나섰다.
'직장갑질119'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연말 장기자랑 강요' 신고센터를 내달 16일까지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사회복지시설 등 일터에서 장기자랑이나 공연을 강요하는 행위를 신고받고,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근로감독 청원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장기자랑 강요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며 시설장의 직장 내 괴롭힘은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노래자랑 무대 선 문인 광주 북구청장. 연합뉴스
이 단체는 2월18일~3월19일 사회복지종사자 414명을 설문한 결과 28.1%가 '회사에서 장기자랑이나 공연을 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설명했다. 6월1~7일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진행된 직장인 1000명의 조사에서도 '회식이나 단합대회에서 분위기를 띄우려면 직원의 공연이나 장기자랑이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인 광주 북구청장은 이날 백댄서 논란에 직원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문 구청장은 행정전산망 '세올' 내부 게시판에 '전국노래자랑 관련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저로 인해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6일 동강대학교에서 열린 KBS '전국노래자랑' 녹화 무대에서 문 구청장 뒤에 여성 고위 공무원 8명이 춤을 춰 논란이 됐다.
문인 광주광역시 북구청장이 1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시장·군수·구청장 초청 국정설명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정책 건의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구청장은 "북구 발전을 위해 여러분과 함께 공들여 쌓아온 그동안 노력과 자존심을 구청장은 제가 무너뜨렸다는 자책감에 시달린 주말을 보냈다"며 "고개 숙여 1700여명 북구 공직자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 올린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초심을 다시 살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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