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서 쥐 출몰 신고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가운데, 영업 전 붕어빵 노점 내부에서 쥐가 부스러기를 먹는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촬영자가 쫓아내려 해도 쥐가 보관대 위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담기며 시민들 사이에서 위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길거리 붕어빵 사 먹으면 안 되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길거리 노점상 판매대 위에 출몰한 쥐의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이 영상은 지난달 한 시민이 촬영한 영상을 편집한 것으로, 영업을 개시하지 않은 붕어빵 점포 안에 쥐가 있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 속 쥐는 붕어빵 보관대 위에 올라 부스러기를 먹고 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은 "주인은 알까" "이제 못 사 먹겠다" "어디인지 알려 달라" "요즘 쥐가 많아졌다고 방역업체 종사자가 그러더라" "길거리 음식 먹으려면 위생은 포기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가운데 서울의 쥐 출몰 관련 신고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접수된 민원만 9000건을 넘겼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김위상 의원이 지난달 12일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쥐 관련 신고 건수는 2020년 1279건에서 2023년 1886건, 지난해 2181건으로 늘었다. 올해도 7월까지 이미 1555건이 집계됐다.
음식점 등 상업지역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방치하는 것이 쥐 출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와 더불어 최근 폭염과 폭우 같은 이상 기후, 재개발·공사 및 하수도 정비 등으로 인한 서식지 이동 등으로 도심지에서 쥐가 발견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폭우 시 지하 시설이 침수되면 먹이를 잃은 쥐가 지상으로 올라오고, 반대로 극심한 더위가 이어지면 지하 온도가 상승해 통풍이 나은 지면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서울시 측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쥐가 여러 감염병을 옮길 수 있는 만큼 노점의 청결 관리와 지자체 차원의 정기 점검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년 11월께 영등포구청역에 출몰한 쥐의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지속하는 민원에 서울시는 쥐 출몰 및 목격 증가세에 서울시는 인공지능(AI) 센서와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스마트 방제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서울시 송은철 감염병관리과장은 "시민 생활 지역에 쥐가 출몰하지 않도록 스마트 방제 시스템과 함께 민관 통합 방제를 추진해 더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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