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가 항로를 이탈해 수심이 얕은 곳에 걸려 멈추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이와 비슷한 상황이 올해 15차례 사측에 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버스 운영사는 갈수기에 예상했던 것보다 수심이 낮아지면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김선직 ㈜한강버스 대표는 1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한강버스 멈춤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한남대교 상류 쪽이 수심이 낮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지금이 갈수기이다 보니 연중 수심이 가장 낮은 상태"라며 "저희도 이렇게까지 수심이 낮아질 것으로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 15일 오후 8시25분 잠실행 한강버스 102호가 잠실선착장 인근 118m 지점에서 갑자기 멈춰 승객 82명이 구조됐다. 배는 사고 지점에 멈춰서 있으며, 19일 인양될 예정이다. 시는 어두운 밤에 항로 표시등의 밝기가 충분하지 않아 이를 확인하지 못하고 항로를 벗어나 운항하게 되면서 준설되지 않은 저수심 구간에 배가 걸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항로 표시등은 태양광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는데, 이 기능이 떨어지면서 운항 당시 밝기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배에 이물질, 강바닥 등이 걸린다는 보고는 갈수기가 된 후 급증했다. 지난 2월부터 총 15회 보고됐는데, 이중 13건이 지난 7일 이후 집중됐다. 김 대표는 "11월이 되면서 갈수기 때문에 보고 사례가 늘었다"며 "통나무나 어떤 물질에 닿을 수도 있고, 강바닥에 닿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정밀하게 조사를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갈수기에 시범운항을 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김 대표는 "(전체) 계절을 경험하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름에는 시민체험탑승도 진행했고, 8개월 이상 운항 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사고 지점인 잠실선착장 항로 인근에 '가스관 보호공'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며 선착장 위치나 항로 설정 과정에 대한 질문도 잇따랐다. 박진영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선착장을 지정할 때 '편의성'과 '안전성' 요소를 보는데, 잠실 선착장은 주거단지와 나들목이 가까워 접근성이 좋았고, 그에 따른 준설 작업을 계산해 항로를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스공은 가스관을 콘크리트가 둘러싸고 있어 일반적인 충돌로 파손되지 않도록 보호 장치가 돼 있다'며 "그걸 고려해서 수심을 확보한 것이 한강버스 항로다. 항로 준수 시 매설 가스공과 관계없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강버스 측은 당분간 수심이 낮은 한남대교 상류 구간의 한강버스 운항을 중단하고, 항로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한남대교 상류 항로에 잠수사를 투입해 소나 스캔을 활용한 수중 탐사를 실시하고, 저수심 구간의 토사 퇴적 현황을 확인할 계획"이라며 "선박 운항에 방해가 되는 부유물 및 이물질 제거, 선장·기관장에 대한 교육, 특히 야간 운항 교육을 강화해 안전성을 더욱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구간에서 운항을 재개하는 시점은 확정짓지 않았다. 김 대표는 "지금 정확하게 운항 재개 날짜를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최대한 신속하게 조치해서 다시 운항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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