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유럽연합(EU)이 미국과의 무역 합의에서 약속한 관세 인하와 규제 완화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그리어 대표는 1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무역 합의를 체결했음에도 EU의 관세가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그리어 대표는 "무역 문제에서 항상 갈등이 있었다"며 "EU는 여전히 많은 규제와 비관세 장벽으로 미국의 수출을 막는 등 시장 접근성을 약화하고 있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그들에게 매우 폭넓게 개방해왔다. 이는 매우 불균형적"이라고 말했다.
한 미국 고위 당국자도 "EU가 모든 부분에서 상당히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개월 동안 유럽에 대한 태도를 (긍정적으로) 바꿨다. 유럽이 미국의 이 같은 접근 방식을 활용할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U는 미국산 공산품, 해산물, 돼지고기, 일부 농산물에 대한 관세 인하를 약속했으나, 유럽의회가 아직 승인하지 않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유럽 측 관계자에 따르면 유럽의회 승인은 2026년 2월 이후로 예상된다. 특히 철강·알루미늄 관세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부과 중인 50% 관세를 낮출 때까지 해당 품목의 관세 인하를 미루는 수정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미국은 유럽산 자동차와 대부분의 다른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까지 낮췄지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던 올해 1월과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그리어 대표는 이달 중 유럽을 방문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집행위원을 만나 합의 이행을 압박할 예정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오는 24일 브뤼셀을 방문해 셰프초비치 위원과 다른 EU 무역장관들을 만날 계획이다. 한 유럽 측 관계자는 미국이 5단계로 구성된 제안을 준비 중이며, 여기에는 일부 규제 조정, 철강 관세 인하, 와인·주류 무관세 조항 등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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