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유엔군 "남부서 이스라엘 공격…안보리 결의 위반"

이스라엘 "오인 사격…고의 아냐"

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이 16일(현지시간) 남부 지역에서 이스라엘군(IDF)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UNIFIL은 성명을 내고 "오늘 아침 IDF가 레바논 남부의 한 전초기지 인근 메르카바 탱크에서 UNIFIL을 향해 발포했다"며 "기관총탄이 보행 중이던 평화유지군으로부터 약 5m 떨어진 곳에 명중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 AFP연합뉴스

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 AFP연합뉴스


UNFIL은 "연락 채널을 통해 IDF에 사격 중단을 요청했고, 30분 후 메르카바 탱크가 IDF 진지 안으로 철수하면서 안전하게 현장을 떠날 수 있었다"며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스라엘군의 이날 공격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1701호 결의를 위반하고 레바논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공격 중단을 촉구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공격에 대해 "기상 조건이 좋지 않아 테러리스트 용의자로 오인해 경고 사격을 했다"며 "유엔 평화유지군을 향한 고의적인 총격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지원하는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견제하기 위한 공습을 이어왔다. 지난해 9월 레바논 남부에서 지상전에 나섰으나 미국과 프랑스의 중재로 2개월 만에 휴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리타니강 남부에서 헤즈볼라가 철수하고 레바논 정부군이 주둔하는 휴전 조건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며 이후에도 레바논 남부에 전초기지 5곳을 설치하고 산발적인 공습 등 군사행동을 지속해왔다.


이 과정에서 UNIFIL을 상대로 한 공격도 여러 차례 벌어졌다. 지난달 26일에는 레바논 남부 크파르켈라 인근서 순찰 중이던 UNIFIL 병력에 이스라엘 드론이 접근해 수류탄을 투하했고 이스라엘군 탱크가 포격을 가했다. 당시 UNIFIL의 부상자나 장비 피해는 없었다. 지난 9월에도 유엔이 설정한 이스라엘·레바논 간 경계선 '블루라인' 인근에서 이스라엘군 드론이 유엔군 옆에 수류탄을 떨어뜨리는 사건이 있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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