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한 로봇업체가 '인공지능(AI) 스푸트니크'라며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첫 무대에서 넘어지며 굴욕을 당했다.
러시아 로봇 업체가 개발한 휴머로이드 로봇이 시연 도중 넘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유튜브 Memology 101 캡처
러시아 로봇 업체가 개발한 휴머로이드 로봇이 시연 도중 넘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유튜브 인사이드에디션
13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러시아 로봇 업체 AI돌(AIDOL)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공개 시연 행사를 열고 자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AI돌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업체는 AI돌을 "러시아 최초의 인공지능 기반 인간형 로봇"이라고 홍보해왔다.
AI돌은 이날 무대에서 화려한 조명과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등장했다. 로봇은 환영 인사를 하듯 손을 들어 올렸지만, 몇 걸음 내딛는 순간 무대 바닥으로 그대로 얼굴부터 떨어졌다. 로봇의 프레임 일부가 부서져 날아가고, 로봇은 바닥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습까지 보였다.
회사 직원들이 급히 로봇을 일으켜 세우려 했고, 다른 직원은 검은 커튼을 들고 무대를 가리려 했지만 커튼이 엉켜 로봇이 끌려가는 모습까지 관객에게 그대로 노출됐다. 어색한 분위기 속 관중은 박수를 보냈고, 해당 장면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해외 누리꾼들은 "무대에 오르기 전 긴장해서 보드카를 너무 많이 마신 것 같다"며 조롱했다. 한 누리꾼은 "적어도 러시아가 실수로 스카이넷을 만들 걱정은 없겠다"고 비꼬기도 했다. 스카이넷은 영화 '터미네이터2'에 등장하는 가상의 군사용 AI다. 극 중에는 스카이넷이 조직한 기계 군대는 결국 인류를 멸망시킨다.
러시아 로봇 업체가 개발한 휴머로이드 로봇이 시연 도중 넘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유튜브 Memology 101 캡처
AI돌은 걷기, 말하기, 환경에서 물체를 이동시키는 기능을 갖추도록 개발된 로봇으로, 최대 10kg을 옮길 수 있고, 12가지 감정 표현 기능도 갖췄다.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에서 대중에 공개된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실상 이 기종이 유일하다고 전했다.
해당 장면이 논란이 되자 AI돌 제작사는 사내 소규모팀이 자체적으로 만든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로봇이 넘어진 데 대해 "첨단 기술 개발 과정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전 테스트에서는 미끄러운 바닥, 돌, 카펫 등 다양한 환경을 통과한 경험이 있다고 하면서 "무대 조명과 전압 변동 등이 균형을 잃게 만든 것 같다"고 했다.
AI돌 제작사는 "규모는 작지만 러시아 내에서 가장 앞선 기술 수준을 보유했다고 생각한다"며 "진짜 무서운 것은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일어서지 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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