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셧다운 해제에도 일제 하락…고용지표 공백·금리인하 기대 후퇴에 한 달 만 '최악'

셧다운 43일 만 종료에도 핵심 지표 공백
백악관 "10월 고용 보고서, 실업률 누락"
Fed 당국자 잇단 '매파' 발언에 금리 경로 안갯속
12월 전망 '인하 50% vs 동결 50%' 팽팽
고평가 우려에 기술주 일제 급락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13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세로 마감했다. 전날 밤 43일간 이어진 역대 최장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종료됐음에도, 경제 지표 공백 우려에 금리 인하 기대 약화가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후퇴하면서 인공지능(AI) 관련주 중심으로 고평가 논란이 컸던 기술주가 크게 하락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장에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장에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97.6포인트(1.65%) 하락한 4만7457.22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13.43포인트(1.66%) 내린 6737.4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36.102포인트(2.29%) 미끄러진 2만2870.355에 거래를 마쳤다. 3대 지수 모두 지난달 10일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경제 성장률을 잠식하던 셧다운 해제 차제에는 안도했다. 전날 하원은 지난 10일 상원을 통과한 임시 예산안 수정안을 가결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거치며 43일 만에 셧다운이 공식 종료됐다.


그러나 백악관이 10월 실업률 통계 누락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 불안이 재확산됐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10월에는 가계 조사를 실시하지 못해 반쪽짜리 고용보고서를 받게 될 것"이라며 "일자리 관련 지표는 발표되지만 실업률은 제외된다"고 밝혔다.


10월 고용 보고서는 당초 지난 7일 발표 예정이었으나, 10월 1일 시작된 셧다운으로 연기됐다. 여기에 한 달 넘게 직원들의 휴가로 통계 수집 자체가 중단되면서, 실업률 발표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노동시장 둔화 조짐 속에서 12월 금리 인하 기대가 컸지만, 핵심 지표 공백으로 Fed가 '깜깜이' 상태에서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심을 더욱 압박했다.


또한 Fed 당국자들의 잇단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도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을 낮추는 요인이 됐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이 지나치게 완화적이 되지 않도록 하면서 추가 완화가 가능한 여지가 제한적"이라며 "우리는 (향후 정책 판단에 있어) 신중하게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12월 동결론에 힘을 실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미국 경제의 일부 분야는 괜찮지만 노동시장 일부는 압박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3% 수준으로 너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연말까지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했으나, 12월 금리 방향에는 입장을 유보하며 다소 매파적으로 선회한 모습을 보였다.


Fed 내 매파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지표 공백까지 겹치며 12월 금리 인하 기대는 더욱 후퇴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Fed가 현재 연 3.5~3.75%인 금리를 12월에 동결할 가능성을 48.4%,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51.6%로 반영하고 있다. 사실상 '동전 던지기' 수준이다.


밀러 타박의 매트 메일리 수석 시장 전략가는 "비싼 시장이고 오늘의 이 같은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을 정당화하려면 금리가 더 낮아져야 한다"며 "(셧다운 종료로)많은 경제 지표가 동시에 쏟아져 나오고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변할 수 있다는 점이 불확실성을 확대하고 이는 다시 시장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고 분석했다.


BMO 프라이빗 웰스의 캐럴 슐라이프 수석 시장전략가는 "정부 운영이 곧 재개되고 이는 시장과 경제에 안도감을 준다"면서도 "인플레이션과 일자리 데이터를 놓치고 이런 분야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고 분석했다.


종목별로는 기술주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엔비디아는 3.58% 급락했다. 브로드컴은 4.29%, 오라클은 4.15% 내렸다. 팔란티어는 6.53% 미끄러졌다. 월트디즈니는 분기 매출이 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7.75% 급락했다.


미 국채 금리는 상승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3bp(1bp=0.01%포인트) 오른 4.09%,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 보다 2bp 상승한 3.59%를 기록 중이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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