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13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관련해 수험생 호송 등 234건의 편의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경기 수원영통경찰서에서 경찰관들이 수능 특별 교통관리에 사용될 경찰 오토바이에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순찰차로 수험생 태워주기가 13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에스코트 36건, 수험표 찾아주기 16건, 주정차 차량 이동 등 기타 행위가 48건이었다.
경기 서해안고속도로 팔탄JC 서울방향 인근에서 오전 5시 43분께 교통사고로 전 차로 통제가 이뤄지면서 발이 묶인 수험생 수송이 대표적이다.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는 이 수험생을 순찰차로 태워 서울 중구 이화여고까지 50㎞를 달렸다. 수험생은 무사히 시험장에 들어갔다. 7시 57분께 대전에서는 지갑을 놓고 나온 한 수험생을 경찰이 발견하고 수험장까지 2㎞가량을 순찰차로 수송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서울 용산고등학교에서 어머니가 수험생 자녀를 안아주고 있다. 강진형 기자
서울시교육청 제18지구 제21시험장인 반포고등학교에는 오전 6시께 크록스를 신고 후드티를 입은 김시우군(19·세종고 3)이 가장 먼저 도착했다. 김군은 "모의고사를 본다는 생각으로 마인드컨트롤을 하고 있다"며 "크게 떨리지는 않고, 담담하게 문제를 풀고 오겠다"고 말했다.
오전 6시26분께 제15지구 제7시험장인 용산고등학교에 가장 먼저 도착한 임현민군(19·성동고 3)은 "그동안 학교에서 배운 것이 헛되지 않도록 잘하고 오겠다"면서 "그동안 열심히 한 만큼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기대된다"고 각오를 다졌다.
제13지구 제14시험장인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 처음으로 도착한 수험생은 김채니양(19·오류고 3). 오전 6시28분께 수험장을 찾은 김양은 "올해 수험생이 많아서 불수능이 걱정되는데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라며 "낯선 학교에 익숙해지고, 의자 흔들리면 미리 와서 바꾸려고 일찍 왔다"고 했다. 이어 "무조건 잘 보자는 생각보다는 하던 대로만 잘하고, 실수하지 말자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자녀의 뒷모습을 한동안 응시하던 학부모들은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듯 기도하듯 두 손을 모아 건승을 바라는 모습이었다. 권수정씨(53)는 "그간 힘들었는데 이번 시험으로 다 결정되는 게 아쉽기도 하다"며 "아이에게는 편하게 보고 오라고 했고, 기회는 내년에도 있다고 농담도 했다"고 전했다.
여의도여고 앞에서 만난 김혜연씨(49)는 "학원도 안 다니고 혼자 알아서 하는 애라 항상 미안한 마음인데, 오늘 밝은 모습으로 들어가는 모습 봐서 기분이 한결 낫다"면서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가면 좋겠지만 인생의 전부는 아니니까 실수만 안 하길 바란다"고 했다.
제15지구 제1시험장인 경복고등학교 앞에서 오전 7시께 수험생 자녀가 입장하고도 1시간 이상을 수험장을 바라보던 정길훈(50)·조진희씨(47) 부부는 "아이는 잘 보고 오겠다고 하고 전혀 떨리지 않는다면서 담담한데 오히려 우리가 더 떨린다"면서 "지금까지 했던 대로 후회 없이 실수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서울 용산고등학교에서 배문고등학교 학생들이 선배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선배들을 응원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는 여전했다. 반포고 앞에서 일찍부터 응원에 나선 구건민군(17·중동고 1)은 "2년 뒤 나도 수능을 보는데 이런 느낌일까, 더 떨릴까 여러 생각이 든다"면서 "시험장이 중동고랑 멀어서 선배들이 힘들게 올 텐데, 잘 봐서 좋은 성적 거두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후배들의 응원을 받은 수험생 박준서군(19·중동고 3)은 "후배들이 응원을 올 줄은 몰랐다"면서도 "엄청 떨리진 않고, 후배들의 응원을 받은 만큼 최대한 잘해볼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도 수험장을 찾아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 최 장관은 이날 오전 7시35분께 여의도여고를 찾아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 잘 보라"며 수험생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서울 용산고등학교에서 어머니가 수험생 자녀를 응원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경복고 앞에서는 이색적인 응원도 펼쳐졌다. 외국인이 현장에서 수험생들에게 초코바를 나눠주고 있었다. 캐나다에서 온 왈리씨(41)는 "한국 학생들이 수능으로 고생을 많이 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응원하고 싶었다"면서 이곳을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왈리씨와 함께 온 황모씨(35)도 "근처에 사는데, 수험생 응원으로 가장 유명했던 곳이 경복고라 이곳에서 응원하고 싶었다"고 거들었다.
입실 마감 시간이 다가오면서 시험장 앞이 다소 혼란스러워지기도 했다. 반포고에서는 오전 8시4분께 경찰차를 타고 내린 학생이 경찰관의 응원을 받으며 발걸음을 서둘렀다. 이어 오전 8시8분께는 퀵서비스 기사가 한 수험생의 수험표를 배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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