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인 7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바라본 청와대 일대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의 청와대 이전이 임박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2025.11.7 조용준 기자
대통령실이 연내 청와대 복귀를 위해 본격적인 이사 준비에 돌입했다. 각 비서관실은 이사 책임자를 지정해 짐을 분류한 뒤, 업무 특성에 따라 배정받은 날짜에 맞춰 이동한다. 청와대 뒤편 북악산 등산로는 다시 개방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청와대 이전 업무를 총괄하는 관리비서관실은 12일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비서관실마다 이사 책임자를 지정해 복귀 작업을 준비하라고 안내했다. 이와 함께 이사 과정에서 지켜야 할 절차와 각종 보안 사항을 공지했다. 이사는 이르면 다음 달 둘째 주 무렵부터 시작한다.
설명회에서는 비서관실별 특징에 따라 이사 날짜를 차등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한다.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하거나 안보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대통령과 함께 이동하도록 이사 날짜를 조정해달라는 식이다. 관리비서관실은 이를 수용해 이사 날짜를 조정할 방침이다.
출입기자단의 업무공간이자 보도 지원업무를 하는 춘추관의 경우 대통령과 비슷한 시기에 이전하는 방안이 고려된다. 집무실 외부에 위치해 보안 중요성이 낮아 가장 먼저 이동할 거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기자단이 대통령을 취재하고 있다는 취지를 고려해 날짜를 조율할 계획이다.
다만 대통령실의 청와대 복귀 계획이 외부에 노출될 경우 이사 과정에서 경호 공백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구체적인 날짜 등은 직전까지 공개하지 않는다.
청와대 내부 리모델링은 약 70%가량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내부 정비는 11월 중에 끝내려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안전 보안 점검은 별도로 진행하기 때문에 문제점이 나오면 더 늦춰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과 참모들이 근무할 여민관은 예산 절약 차원에서 최소한의 안전 보강 작업과 정비만 진행했다고 한다.
청와대 뒤편에 위치한 북악산 등산로는 다시 개방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20년 11월 북악산의 북측면을, 2022년 4월에는 남측면을 개방했다. 현재 북측면은 출입이 가능하고, 남측면은 청와대 이전과 등산로 보수작업이 완료되면 문 정부 수준으로 다시 개방한다. 대통령 경호 문제로 남측 등산로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서울의 산을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원래 취지를 고려해 개방하기로 했다.
대통령 관저 이전은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관저 이전 시점을 내년 상반기까지로 봐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재명 대통령은 연말부터 청와대에서 집무를 보되, 당분간 계속 한남동 관저에서 출퇴근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서울 종로경찰서는 청와대 복귀에 맞춰 인근 파출소들을 다시 24시간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경호·경비를 담당하는 서울경찰청 101·202경비단도 이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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