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20㎞ 롤러코스터서 안전벨트 풀린 소녀…온 힘 다해 지킨 앞자리 부부

미국 놀이공원서 탑승 중 안전벨트 풀리는 사고
앞좌석 부부, 필사적 도움으로 참사 막아

미국의 한 테마파크에서 최고 시속 120㎞로 질주하는 롤러코스터를 타던 10대 소녀가 탑승 중 안전벨트가 풀렸으나 앞좌석 부부의 필사적인 도움으로 큰 사고를 면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놀이공원 '월드 오브 펀(Worlds of Fun)'에서 대표 롤러코스터 '맘바(Mamba)' 운행 중 한 탑승객인 10대 소녀의 안전벨트가 풀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 놀이공원의 한 롤러코스터 탑승 중 안전벨트가 풀린 소녀가 앞좌석 부부의 도움을 받아 큰 사고를 면했다. 데일리메일

미국 놀이공원의 한 롤러코스터 탑승 중 안전벨트가 풀린 소녀가 앞좌석 부부의 도움을 받아 큰 사고를 면했다. 데일리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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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시 소녀의 앞자리에 타고 있던 크리스·캐시 에빈스 부부는 "지금도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며 "60m 높이의 첫 언덕에 올라가던 중 뒤에서 피가 얼어붙는 듯한 비명을 들었다. 처음엔 단순히 겁을 먹은 줄 알았지만 '벨트가 풀렸다'는 말을 듣고 상황이 심각함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뒤를 돌아본 그는 소녀의 허리와 안전바 사이에 큰 틈이 벌어져 있고 안전벨트가 채워져 있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그는 즉시 팔을 안전바 밑으로 넣어 소녀의 손목을 꽉 붙잡았고 아내 캐시는 다리를 눌러 좌석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고정했다. 에빈스 부부는 연간 이용권을 보유한 단골 탑승객으로 다가올 급경사와 회전 구간을 알고 있었기에 신속히 몸을 눌러 보호하는 자세로 전환했다고 전했다.


크리스는 "소녀가 좌석 밖으로 튕겨 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팔과 어깨가 마비될 정도로 힘을 줬다"며 "그저 '끝까지 붙잡자'라는 생각뿐이었다"고 털어놨다. 결국 소녀는 이들의 도움으로 약 2분간의 운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2분간의 사투…카메라에 극적 순간 담겨

가장 위험한 순간을 포착하는 놀이기구의 탑승 카메라에는 해당 장면이 그대로 담겼다. 사진에는 공포에 질린 부부가 뒤로 손을 뻗어 소녀를 붙잡고 소녀는 고개를 숙인 채 겁에 질린 표정으로 버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탑승을 마친 에빈스 부부는 즉시 공원 측에 사고를 신고했다. 월드 오브 펀 운영진은 "맘바는 기본 안전바와 보조 안전벨트의 이중 구조로 설계돼 있으며 정밀 점검 결과 장치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월드 오브 펀의 대표 롤러코스터 '맘바'의 모습. 월드 오브 펀 인스타그램

월드 오브 펀의 대표 롤러코스터 '맘바'의 모습. 월드 오브 펀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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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후 미주리 공공안전부의 조사에서 일부 결함이 발견됐다. 미주리 공공안전부 대변인 마이크 오코넬은 "10월30일 추가 점검에서 일부 좌석의 안전벨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례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에 공원 측은 "모든 안전장치를 재점검하고 당국의 권고에 따라 필요한 수정 조치를 완료했다"며 "현재는 모든 안전 기준을 충족한 상태로 운행 중"이라고 밝혔다.





박은서 인턴기자 rloseo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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