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총장대행 이어 중앙지검장 입장문 "의견 다르다는 점 명확히"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와 관련해 사의를 밝힌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사법연수원 29기)이 당시 결정과 관련해, '항소해야 한다'는 중앙지검의 주장을 대검찰청이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진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7월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를 밝히고 있다. 강진형 기자

정진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7월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를 밝히고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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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정 검사장은 입장문을 내고 "대검의 지휘권은 따라야 하고 존중돼야 한다"면서도 "대검의 지휘를 수용하지만, 중앙지검의 의견이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이번 상황에 책임을 지기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입장은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대검찰청 차장·연수원 29기)의 입장문이 공개된 지 불과 1시간여 만에 나왔다. 노 대행이 밝힌 당시 상황 설명에 대한 반박 차원으로 보인다. 특정 사건에 관해 총장 대행이 입장문을 내고, 수사 책임자인 지검장도 입장문을 내는 상황은 이례적인 일이다.

노 대행은 이날 입장문에서 항소 포기 결정 과정을 설명하면서 "이는 검찰총장 대행인 저의 책임하에 서울중앙지검장과의 협의를 거쳐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정 검사장이 낸 입장문은 노 대행의 설명과 결이 달랐다. 중앙지검은 끝까지 항소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대검이 항소 포기의 뜻을 굽히지 않아 결국 대검 지휘권을 존중해 이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대검이 중앙지검 및 수사팀의 의견을 사실상 묵살하고 항소 포기를 지시했으며, 이에 동의할 수 없어 사의를 표명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를 두 결정 당사자인 검찰총장 대행과 서울중앙지검장이 그 경위를 두고 서로 다르게 해석 가능한 입장문을 나란히 내면서, 향후 검찰 조직의 내홍이 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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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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