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비껴간 구리·화성, 아파트값 상승세 완연…서울은 둔화[부동산AtoZ]

한국부동산원, 11월 첫째주 아파트 가격동향

정부가 지난달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일부 지역을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후 규제를 비껴간 지역에서 아파트값 오름세가 커졌다. 당장 규제를 적용받는 지역에선 거래가 줄고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상승세가 둔화한 가운데 비(非)규제지역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불거질 조짐을 보인다.


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첫째 주(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자료를 보면, 구리시는 한 주 전보다 0.52% 올랐다. 2020년 6월 이후 5년 4개월여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구리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지금껏 0.91% 올랐는데 연중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한 주 만에 기록한 것이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동탄신도시가 있어 아파트 수요가 꾸준한 화성은 0.26% 상승했다. 앞서 전주(0.13%)에 견줘 상승세가 한층 가팔라졌다. 화성은 2024년 8월 이후 1년2개월여 만에 최고 상승 폭을 보였다. 용인의 경우 규제 대상이 된 수지구는 0.22%로 한 주 전(0.31%)보다 상승세가 둔화한 반면 처인구(0.03→0.06%), 기흥구(0.05%→0.21%)는 오름폭이 커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돈은 규제가 없는 곳으로 이동하기 마련"이라며 "풍선효과로 상급지와 갭(가격 차이) 메우기 양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규제 대상으로 묶인 지역은 상승세 둔화 조짐이 완연하다. 서울은 동대문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상승 폭이 줄거나 보합세를 보였다.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달 20일 기준 0.50%로 한 주 기준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후 2주 연속(0.23→0.19%) 상승세가 둔화했다.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가 지난달 16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은 20일부터 발효됐다. 정부 대책 발표 전후로 정점을 찍은 후 점차 떨어지는 모양새다. 성동구(0.37→0.29%), 광진구(0.20→0.15%), 마포구(0.32→0.23%), 영등포구(0.37→0.26%) 등 새로 규제지역으로 묶인 한강변 인근 지역에선 일제히 상승 폭이 축소됐다.

노원구 수락산역 인근 한 부동산에 급매 안내문이 여럿 붙어 있다. 연합뉴스

노원구 수락산역 인근 한 부동산에 급매 안내문이 여럿 붙어 있다. 연합뉴스


송파구나 동작구, 강동구, 양천구에서도 오름세는 둔화했으나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강북·도봉·노원·중랑 등 대책이 나오기 전에도 상승 폭이 크지 않았던 지역에선 변동 폭이 작았다. 부동산원은 "매수 문의나 거래가 감소하며 시장 참여자의 관망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재건축 추진 단지 중심으로 상승거래가 체결돼 서울 전체적으로 올랐다"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보면 지난달 15일 대책 발표 후 3주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673건(계약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대책 발표 직전 3주간 거래량이 8264건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각종 대출 규제가 강화된 데다 실거주 의무로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아파트를 사려면 지자체 승인 절차도 밟아야 한다.


당분간 대책 파급효과를 지켜보면서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시장에선 내다본다. 박 위원은 "급등세가 한풀 꺾인 뒤 일정 수준에서 한동안 가격이 멈춰 서 있는 '고원현상'으로 과거 미국 부동산 시장 거품기에도 이런 패턴이 자주 보였다"면서 "매수자는 대책 효과를 지켜보자는 입장, 집주인도 전세 낀 매물을 팔 수 없고 굳이 싸게 팔 필요가 없다는 손실 회피 심리가 작동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비껴간 구리·화성, 아파트값 상승세 완연…서울은 둔화[부동산AtoZ]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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