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국부펀드, 머스크 초대형 보상에 제동…"반대표 던질 것"

노르웨이 국부펀드 "반대표 행사할 것"
ISS·글래스루이스 반대 의견 표명
부정적 여론에 주가 4% 이상 빠져

세계 최대 규모의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1조달러(약 140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보상을 지급하는 방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는 회사 경영진의 권고와 해당 안건이 부결될 경우 CEO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머스크 CEO의 위협에 정면으로 맞서는 결정이다. 보상안이 부결될 경우 머스크 CEO의 사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머스크 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2년 3월22일(현지시간) 독일 그륀하이데에서 열린 테슬라 전기차 신공장(기가팩토리) 개소식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2년 3월22일(현지시간) 독일 그륀하이데에서 열린 테슬라 전기차 신공장(기가팩토리) 개소식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독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오는 6일 열리는 테슬라 연례 주주총회에서 머스크의 주식 보상안 표결 시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정부연기금을 운용하는 노르웨이은행투자관리(NBIM·Norges Bank Investment Management)는 이날 성명을 통해 "머스크 CEO의 비전 아래 창출된 막대한 가치를 인정하지만, 이번 보상 규모의 총액, 지분 희석, 그리고 핵심 인물 리스크를 완화할 장치가 부족하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며 "이는 당사의 경영진 보상에 대한 일관된 입장과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1990년대 후반 석유·가스 부문 수익을 운용하기 위해 설립된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약 2조달러(약 2800조원)를 굴리고 있다. 전 세계 약 9000개 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테슬라의 지분 1.1%를 보유한 10대 주주 중 하나다.


이 펀드는 그동안 CEO 보상 규모가 과도하다고 판단되는 안건에 꾸준히 반대해왔다. 2018년과 지난해에도 머스크의 보상안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뿐 아니라 세계 최대 주주자문기관인 인스티튜셔널 셰어홀더 서비스(ISS)와 글래스 루이스(Glass Lewis) 역시 이번 보상안에 반대 의견을 냈다. 미국 내 여러 노조와 기업 감시단체들도 최근 '테슬라를 되찾자(Take Back Tesla)'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해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머스크 CEO는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지난달 22일 3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ISS와 글래스 루이스를 "기업 테러리스트(corporate terrorists)"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테슬라는 다른 모든 자동차 회사를 합친 것보다 더 가치가 있다"며 "그렇다면 그 회사 중 누구의 CEO가 테슬라를 이끌길 바라나? 나는 아닐 것"이라고 반문했다.


앞서 테슬라 이사회는 지난달 말 주주들에게 "머스크 보상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머스크가 회사를 떠날 수도 있다"고 경고하며 통과를 압박한 바 있다. 이사회가 제시한 보상안은 머스크 CEO가 사전에 정해진 경영 목표를 달성할 경우 2035년까지 12단계에 걸쳐 테슬라 보통주 약 4억2500만주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경우 현재 약 13% 수준인 그의 지분율은 25% 이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이 보상은 테슬라가 시가총액 등 주요 경영 지표를 단계별 목표치에 맞게 달성할 경우에만 지급된다.


테슬라가 머스크 CEO의 초대형 보상안을 표결에 부치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부정적 여론이 커지면서 이날 테슬라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날보다 5.15% 급락한 444.26달러로 정규장을 마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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