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정부의 연구개발(R&D) 정책에 대해 "과거로 퇴행했다"고 비판하며 앞으로는 "인공지능(AI) 시대를 열기 위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성장의 토대를 단단히 다지겠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서 열린 '2026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AI 사회로의 전환은 필연"이라면서 "산업화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달이 뒤처지고, 정보화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일 년이 뒤처졌지만, AI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세대가 뒤처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정부는 천금 같은 시간을 허비한 것도 모자라 R&D 예산까지 대폭 삭감하며 과거로 퇴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에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대전환에 총 10조1000억원을 편성했다"며 "올해 예산 3조3000억원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라고 평가했다. 내년도 예산 중 2조6000억원은 산업·생활·공공 전 분야 AI 도입에, 7조5000억원은 인재양성과 인프라 구축에 투입된다.
그는 "피지컬 AI 선도 국가 달성을 위해 국내의 우수한 제조 역량과 데이터를 활용하여 중점사업에 집중 투자하겠다"며 "로봇, 자동차, 조선, 가전·반도체, 팩토리 등 주요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AI 대전환을 신속하게 이루기 위해 향후 5년간 약 6조원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통해 피지컬 AI지역거점 조성, 대규모 R&D 및 실증 추진, AI 지역 기반 혁신 촉진, 생활 밀접형 제품 300개의 신속한 AI 적용 등을 추진한다.
또 이 대통령은 "인재양성과 핵심 인프라 구축에도 과감하게 투자하겠다"면서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급인재 1만1000명을 양성하고 세대별 맞춤형 교육을 통해 국민 누구나 AI를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AI 인프라 구축에 필수적인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해서는 "1만5000장을 추가 구매해 정부 목표인 3만5000장을 조기에 확보하겠다"면서 "엔비디아에서 GPU 26만장을 한국에 공급하기로 한 만큼 국내 민간 기업이 GPU를 확보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AI·콘텐츠·방위산업 등 첨단전략산업 분야의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한 R&D 투자는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3000억원으로 19.3% 확대 편성했다고 이 대통령은 전했다. 향후 5년간 150조원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첨단전략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게 이 대통령의 구상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AI 시대에는 문화의 중요성이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세계가 주목하는 우리 문화의 힘을 더욱 키우기 위해 K-컬처 투자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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