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20만명을 보유한 유튜버가 약 1년 반 전 택시 기사에게 성폭행당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세상 모든 성폭행 피해자분들께 힘이 돼 드리고 싶다"고 뒤늦게 피해를 고백한 이유를 밝혔다.
2일 유튜버 A씨는 자신의 채널에 '이 말을 꺼내기까지 오래 걸렸다'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서 그는 "지난해부터 저에게 벌어진 일을 말씀드리려 한다"고 운을 뗐다. 유튜버는 "1년 반 동안 이 일을 숨긴 채 일상 유튜버로 활동해왔다. 하지만 365일 중에 330일을 울며 살았다"며 "더는 숨기며 사는 게 버겁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23일 새벽 택시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당시 술을 많이 마셔 택시 뒷좌석에서 정신을 잃었다. 택시 기사는 유튜버의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한 뒤 택시 뒷좌석으로 넘어와 A씨를 성폭행했다. 그때까지 성 경험이 전혀 없던 그는 너무 아프고 고통스러워서 발버둥을 치다 순간 정신을 잃었다고 한다.
A씨는 "제가 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아니고 가해자도 아닌데 왜 숨겨야 하는지 모르겠다. 피해자는 왜 이렇게 숨기고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성폭행당한 걸 말하면 사람들이 나를 굉장히 안쓰럽고 안타깝고 '쟤는 성폭행당한 애'라고 생각하겠구나 해서 (피해 사실을 숨긴 채) 계속 유튜브 생활을 해왔다"고 말했다.
A씨는 사건 이후 장기간의 심리적·신체적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고백했다. 성폭행 때문에 생식기가 망가졌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 약 복용을 과도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후 탈모 등 부작용도 왔다고 했다. 그는 "어제 정말 심하게 공황이 왔다. 발작, 과호흡, 불안, 무기력" 등 증상을 호소했다.
유튜버 A씨는 영상 말미에서 자신의 피해 고백을 통해 성범죄 피해자들과 연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성추행, 성희롱, 성폭력을 경험한 분들이 얼마나 많겠느냐"며 "그분들과 연대하고 싶다. 서로를 격려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도 내일도 물론 괴롭겠지만, 우리 같이 버텨보자"며 "세상 모든 피해자에게 작게나마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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