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진이 이번에도 무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골프&컨트리클럽(파72·6536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아시안 스윙 세 번째 대회 메이뱅크 챔피언십(총상금 300만달러) 4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쳐 야마시타 미유(일본), 해나 그린(호주)에게 동타(18언더파 270타)를 허용한 뒤 18번 홀(파5)에서 속개된 연장 첫 번째 홀에서 파에 그쳤다. 우승은 이 홀에서 버디를 낚은 야마시타다.
2022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최혜진은 123번째 대회에서도 첫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9승을 거두고 미국 무대에 진출한 그는 현재 LPGA 투어에서 우승 없는 선수 중 통산 상금 1위다.
최혜진은 이번 대회에서 1∼3라운드에서 선두를 질주하며 첫 우승 기대감을 키웠으나 간발의 차로 기회를 놓쳤다. 3라운드까지 2위에 4타 앞섰던 최혜진은 전반 8번 홀(파3) 버디와 9번 홀(파4) 보기를 맞바꿔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2타 차 추격을 허용했다. 10번 홀(파5)에선 티샷이 왼쪽으로 많이 당겨진 여파로 다시 보기를 적어내 한 타 차로 쫓겼고, 11번 홀(파3)에선 버디를 잡아낸 같은 조의 그린에게 공동 선두를 내줬다.
이후 경기 중반 한때 야마시타, 김아림, 지노 티띠꾼(태국)까지 5명이 공동 선두를 이루는 혼전이 펼쳐졌다. 그린과 야마시타가 치고 나간 가운데 챔피언 조가 14번 홀(파4)을 치르고 있을 때 번개로 경기가 1시간가량 중단되기도 했다. 재개 이후 16번 홀(파4)에서 최혜진은 모처럼 버디를 낚아 공동 선두에 복귀해 우승 경쟁을 이어 나갔다.
먼저 경기를 마친 야마시타와 18언더파 동타이던 18번 홀(파5)에서 최혜진은 버디 퍼트가 오른쪽으로 살짝 흐르며 결국 연장전으로 향했다. 최혜진은 18번 홀에서 진행된 1차 연장전에서 티샷이 다시 당겨지며 10번 홀 쪽에 떨어졌고, 이후 또 한 번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돼 1시간 정도 뒤에야 플레이를 이어갔다. 두 번째 샷을 10번 홀 티잉 그라운드 쪽으로 보낸 최혜진은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잘 올렸으나 버디는 잡아내지 못했다.
야마시타는 이날 7언더파 65타를 몰아치는 뒷심을 자랑했다. 연장 첫 번째 홀에서도 까다롭게 휘어지는 중거리 버디 퍼트를 정확하게 넣으며 역전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올해 LPGA 투어 신인인 야마시타는 8월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45만달러(약 6억4000만원)를 받았다. 이번 시즌 LPGA 투어에서 2승을 올린 선수는 티띠꾼에 이어 야마시타가 두 번째다.
직전 대회인 BMW 챔피언십 우승자 김세영은 6타를 줄이며 공동 4위(17언더파 271타)에 올랐고, 김아림과 세계랭킹 1위 티띠꾼도 이 그룹에 합류했다.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후루에 아야카(일본) 공동 9위(16언더파 272타), 아직 LPGA 투어에서 톱 10 성적이 없는 신인 윤이나는 11위(15언더파 273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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