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열차 안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져 10명이 다친 가운데 현지 경찰이 테러 혐의를 포함한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1일(현지시간) BBC방송 등 주요 외신은 이날 오후 7시 42분께 영국 케임브리지셔주를 달리던 열차 안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여러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열차는 케임브리지셔주 헌팅던 역으로 진입하던 중이었으며, 사건은 열차가 역에 도착한 뒤 진압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경찰은 부상자 10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 가운데 9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라고 밝혔다.
BBC는 "승객들이 기차가 피터버러를 떠난 지 10분 만에 칼에 찔리기 시작했으며 다친 사람들이 칼을 든 누군가를 피해 기차 안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말했다"며 "한 목격자는 나중에 기차 플랫폼에서 무장 경찰이 큰 칼을 들고 있는 한 남성에 총을 겨누는 모습을 봤다"라고 보도했다.
목격자 A씨는 "한 남자가 피가 묻은 팔로 열차에서 내리며 '칼이 있으니 도망치라'고 말해 뭔가 잘못됐음을 깨달았다"며 "친구들과 기차 앞쪽으로 달려갔을 때 바닥에 쓰러진 한 남자를 봤다"라고 진술했다. 목격자 B씨는 "누군가 사람들을 찌르고 있다는 외침을 들었다"면서 처음엔 핼러윈 다음날의 장난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B씨는 "몇분 뒤 사람들이 객차 안으로 밀고 들어왔다"면서 "용의자가 젊은 여성을 찌르려고 하자 한 노인이 그를 막다가 머리와 목에 상처를 입었다. 주변 승객들이 재킷 등으로 출혈을 막으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열차가 헌팅던 역에 들어오던 순간 역 플랫폼에 있던 목격자 C씨는 "기차가 도착하자마자 여러 사람이 피를 흘리며 플랫폼을 달렸고, 그 가운데 흰 셔츠를 입은 한 남성은 완전히 피범벅이 돼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용의자 2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은 '중대 사건'으로 선포됐으며 대테러 본부가 수사를 지원하고 있다"며 "사건의 전체 상황과 동기를 규명하기 위해 조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불특정 다수에 대한 테러 공격일 가능성에 대응할 때 사용되는 암호 코드인 '플라토'(Plato)가 발령됐다"라고 밝혔다. 이는 이후 해제됐지만, 용의자들의 신원과 범행 동기 등 구체적인 조사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현지 경찰은 사건 경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건 발생 지역의 열차 운행은 중단된 상태다. 스타머 영국 총리는 "매우 끔찍하고 우려스럽다"며 "피해자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구조대원들의 대응에도 감사하며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경찰의 지시를 따라 달라"라고 강조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