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충암고등학교 축제에서 유명 래퍼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윤 어게인!" 구호를 외쳐 논란이 커지고 있다.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지난달 31일 열린 충암고 축제 '충암제'에서 래퍼 정상수(41) 씨가 무대에 오른 모습을 담은 영상이 확산 중이다.
정 씨는 공연 도중 한 학생과 즉석 인터뷰를 진행하다가 학생에게 "충암고의 자랑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학생은 조심스럽게 "윤석열"이라고 답했고, 정 씨는 즉각 이를 받아 "나도 그 말을 안 하려고 참고 있었다. 그럼 나도 해버리겠다"고 말하며 연달아 "윤 어게인!"을 두 차례 외쳤다. '윤 어게인'은 윤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바라는 지지층의 구호다.
당시 현장에는 충암고 학생 800여명과 타교 학생 200여명 등 약 1000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학생들은 환호를 보냈지만, 무대 주변에서 축제를 진행하던 학생회 소속 학생들로 보이는 이들은 당황한 듯 자리를 급히 벗어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축제는 학생회 주최로 진행된 행사였기 때문에 예기치 않은 상황에 대처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영상이 빠르게 퍼지며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다. "고등학교 행사에 와서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분위기를 띄우려 한 행동이라 해도 선을 넘은 것"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논란이 확산하자 충암고 학생회는 1일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학생회는 "해당 발언은 학교나 축제의 입장과는 무관하며 사전에 협의가 이뤄진 적도 없다"고 밝히고 "정상수씨의 개인적 발언임을 다시 한번 알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충암고와 재학생을 향한 비난은 자제해주시기 바란다. 학생들이 안전하게 자신들의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학교 측도 사후 정리 과정에서 정씨측에 항의했으며, 필요할 경우 법적 조치도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다. 이윤찬 충암고 교장은 오마이뉴스를 통해 "충암고 학생회 초청 래퍼의 돌발적인 정치 선동이 학교 축제 현장에서 벌어진 것에 대해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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