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한미 무역·안보 MOU, 국회 심의 과정서 공개…조만간 의구심 해소" [경주APEC]

"실제 문구는 거의 합의, MOU는 25~30쪽 분량…조인트 팩트시트는 3~4장"
러트닉 상무장관 SNS 발언엔 "중요한 것은 MOU에 담긴 구체적 표현"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한미 관세협상 A4 25~30쪽 분량의 양해각서(MOU)와 3~4쪽 분량의 조인트 팩트시트가 공개되면 의구심을 갖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은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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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은 전날(31일) 오후 JTBC 인터뷰에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로 성사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극적 타결관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 "MOU 내용을 실행하려면 특별법이 필요할 것이고, 특별법이 국회에 제출될 시점에 심의하는 과정에서 MOU가 공개될 것으로 본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그러면서 김 실장은 "MOU는 25~30쪽 정도 되는 긴 내용이고, 조인트 팩트시트는 3장 정도로 기억한다"면서 막판 문구 조율과 관련해 "문구가 다르게 될까 봐 마지막까지 긴장하며 보고 있다. 실제로는 문구가 거의 합의됐다"고 부연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소셜미디어에 반도체 관련 내용은 이번 협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중요한 것은 MOU나 조인트 팩트시트에 담긴 구체적인 표현"이라고 했다. 아울러 최종 MOU 문서와 조인트 팩트시트 문서가 나오는 시점에 대해서는 "조만간'"이라며 "투자·통상·안보분야를 한꺼번에 발표하는 게 현재 목표"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달 29일 극적으로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를 핵심으로 하는 관세협상을 극적 타결했하며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세부 핵심 쟁점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던 한미 양국이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최종 결론에 이른 것이다.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은 미국에 연간 200억달러 한도로 2000억달러를 현금(equity) 투자하고, 나머지 1500억달러는 우리 기업 주도로 조선업 협력인 이른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현금(equity)·보증(guarantee) 등 혼합 방식으로 투입한다. 투자 수익 배분 비율은 원금 회수 전 5대 5로 하기로 했다. 한국은 외환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분할 납부하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요구를 관철했고, 미국은 투자 원금 회수 전 투자 수익 배분 비율을 한국과 미국 각각 9대 1에서 5대 5로 바꿨다.

한국은 주요 쟁점이던 3500억달러 대미 투자액을 유지하되 연간 200억달러 상한을 설정해 국내 외환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로 했다. 3500억달러 현금 선불(up front) 지급을 요구했던 미국이 한국 협상팀의 집요한 설득을 받아들인 셈이다. 한국이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1년 동안 조달할 수 있는 외화 규모는 150억~200억달러 선이다. 연간 200억달러도 캐피털 콜(Capital Call) 방식으로 지급된다. 캐피털 콜은 일시 지급이 아닌 요청이 있을 경우 투자금을 지급하는 형식이다. 김 실장은 협상 타결 당일 브리핑을 통해 "2000억달러 투자가 한 번에 이뤄지는 게 아니고 연간 200억달러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투자하기 때문에 우리 외환시장의 감내 가능 범위에 있다"면서 "외환 시장 충격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의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별도의 근거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업 협력과 관련된 '마스가' 프로젝트 투자는 우리 기업 주도로 추진된다. 투자는 대출, 보증 등이 포함된다. 신규 선박 건조를 도입할 때는 장기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우리 외환시장의 부담을 줄이는 한편 우리 기업의 선박 수주 가능성을 높였다. 김 실장은 "조선분야 1500억달러는 외국인 직접투자(FDI)로 국내외 시중은행을 통해 대출 보증을 받게 되는 만큼, 선박 금융까지 포함해 외환 시장에 미치는 실질적 부담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경주=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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