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팔짱을 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행동을 두고 일본 정치권 일각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과도한 신체접촉은 정상적인 외교 예절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다카이치 총리와 함께 계단을 내려오는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팔짱을 낀 채 미소를 지으며 대화하는 모습이다. 두 정상은 전날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개최, 미일 동맹 강화 방침을 확인하고 안보·경제 현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일본의 일부 정치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팔짱을 낀 다카이치 총리의 행동이 과도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이토 렌호 제1야당 입헌민주당 의원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팔을 어깨에 두르지 않았더라도, 미소를 짓지 않았더라도, 팔짱을 끼지 않았더라도 차분한 대화는 가능했을 것"이라며 "성과보다 신뢰 위에 세워진 정치를 추구하고 싶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다지마 마이코 의원도 "주최국의 정상이 손님에게 에스코트를 받는 것은 '입장의 역전'"이라며 "이 정도의 신체 접촉은 비정상적이다. 대등한 국가 관계라면, 공적인 자리에서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 총리관저가 이런 영상을 공개하는 것이 일본 국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나"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28일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에서 연설 중 다카이치 총리의 어깨를 끌어안고, 다카이치 총리가 웃음으로 화답하는 장면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다만 일본 언론은 공고한 미일 관계를 과시한 상징적 장면이었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신문은 29일 다카이치 총리의 한 측근의 말을 인용해 "관계 구축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100점 만점"이라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친밀한 태도가 국익에 도움이 됐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미일 양국 관계를 위해선 다카이치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신뢰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다카이치 총리는 국익을 위해 필사적으로 뛰고 있다"고 옹호했다. 다른 누리꾼은 "이건 단지 '레이디 퍼스트' 문화가 몸에 밴 트럼프 대통령이 여성이 계단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예의상 손을 내민 것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그런 호의를 거절하는 게 더 무례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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