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취급하는 예금금리가 1년 만에 올랐다. 지표금리인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상승한 영향이다. 반면 시장금리 상승에도 일부 은행이 지난 8·9월 중 내린 가산금리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보합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9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저축성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 대비 0.03%포인트 오른 2.52%로 집계됐다. 저축성수신금리가 오른 것은 지난해 9월(3.41%) 이후 1년 만이다.
세부적으로는 순수저축성예금 금리가 정기예금 등을 중심으로 0.04%포인트 상승해 연 2.52%로 집계됐다. 시장형금융상품 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금융채 등을 중심으로 0.02%포인트 올라 2.54%였다.
김민수 경제통계1국 금융통계팀장은 "시장금리가 1년 만에 오르면서 수신금리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은행채6개월물과 1년물은 9월 각각 0.03%포인트 상승해 전달 대비 상승 폭을 키웠다. 김 팀장은 시장금리가 오른 데 대해 "시장에서 보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축소된 측면이 있다"며 "9월 들어 주택시장 불안이나 환율 변동성이 확대된 부분도 있어 단기금리에 반영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가계대출 금리는 시장금리가 오르는 상승압력에도 연 4.17%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주담대 금리 역시 3.96%로 전달과 같았다. 올해 1월 4.27%까지 오른 주담대 금리는 2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6~7월 상승세로 돌아섰다가 8~9월에는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고정형(3.94%)과 변동형(4.08%) 모두 전월과 금리가 같았다. 김 팀장은 "지표금리는 올랐지만 일부 은행들이 지난 8월 중순부터 9월 초 중에 가산금리를 인하하거나 우대금리를 확대한 영향"이라며 "연간 목표에 여유가 있는 일부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0월 주담대 평균 금리는 오를 가능성이 있다. 김 팀장은 "10월에는 은행의 가산금리 인하 영향이 시차를 두고 더 많이 반영될 수 있으나 지표금리인 은행채5년물 금리가 꽤 많이 오르고 있다"며 "이를 감안하면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은행채5년물 금리는 10월 0.09% 올랐다.
전세자금대출은 연 3.76%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 내렸다. 지난 6월(3.71%) 이후 4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일반신용대출 금리도 연 5.31%로 같은 기간 0.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7월(5.34%) 이후 3개월 만에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 전환했다. 이 역시 지표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일부 은행이 가산금리를 인하한 영향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이들을 포함하는 가계대출은 연 4.17%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김 팀장은 "금리 수준이 높은 일반신용대출이 주담대 등 다른 대출보다 신규취급이 덜 줄면서 비중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말했다.
기업대출은 연 3.99%로 0.04%포인트 내렸다. 올해 6월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다. 기업대출은 은행채 단기물 등 단기 시장금리가 상승했으나 정책금융 취급이 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상 금리가 모두 내렸다. 대기업 대상 금리는 연 3.91%, 중소기업 대상 금리는 4.05%로 각각 0.08%포인트, 0.01%포인트 하락했다.
예대금리차(신규취급액 기준)는 1.51%포인트로 전월 대비 0.06%포인트 하락했다.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2.19%포인트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가계대출 고정금리 비중은 62.1%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주담대 중 고정금리 비중은 91.5%로 3.0%포인트 올라 지난 6월(90.6%) 이후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1년 만기 정기예(탁)금 기준 수신금리는 저축은행과 신협,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모두 하락했다. 대출금리(일반대출 기준)도 모두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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