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적용되는 임대주택 의무공급 비율을 낮추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3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6년도 예산안 브리핑에서 "얼마 전 가리봉동 (재개발 현장) 방문 때 조합 관계자가 '경제성이 떨어지는데 임대주택 비율을 줄여줄 수 없냐'고 간곡히 부탁하시더라"며 "오늘 아침 회의 때 융통성 있게 대처하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경기가 좋을 때,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됐을 때 임대주택 비율과 지금은 다를 수 있다"며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게 서울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법을 고치든지 국토교통부가 바꿔야 할 것은 요청하자고 큰 틀에서 방향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현행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상 임대주택 의무 비율이 재개발은 50∼70%, 재건축은 30∼50%로 정하고 있는데, 서울시는 조례를 통해 임대주택 의무 비율을 50%로 적용해왔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용적률 상향, 사업성 보정계수 적용, 인허가 기간 단축 등이 정비사업 지원의 외적인 부분이라고 한다면 임대주택 비율은 내적인 부분"이라며 "정비업계에서 건의해왔던 사항이라 논의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정부의 10·15 부동산대책으로 서울의 부동산 거래 건수가 줄어 지방세 확보에 어려움이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지방세의 주축을 이루는 취득세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걱정된다"고 답했다.
다만 "매매가 80% 줄었다고 해서 취득세가 그 정도 비율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상속, 증여 등 주택 소유주가 바뀌는 여러 형태가 있고 완충지대가 있다"며 "일정 부분 영향받는 것은 사실이나 대폭 줄어드는 것은 아니므로 그런 점을 전제로 예산을 매우 보수적으로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10·15 대책에 관해 "결코 주택 공급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살 수도, 팔 수도 없게 만들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월세로 가야 하는 고민에 처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어떻게 가든 최대한 협업하면서 시민들의 걱정을 덜어드리고 공급을 촉진해 부동산시장을 하향 안정화하는 데 우선순위가 맞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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