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보험금 유동화로 마련한 소득으로) 더 건강하고 활동적으로 사는 게 자녀들에게도 좋죠."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30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화생명 시청고객센터에서 사망보험금 유동화를 신청한 한 고객에게 전한 덕담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사망보험금 유동화 출시일에 맞춰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 중 최대 90%를 매달 연금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날 한화생명을 비롯해 삼성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KB라이프 등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일제히 사망보험금 유동화 특약을 출시했다. 내년 1월까지는 모든 생보사가 해당 특약을 출시할 예정이다.
고객센터를 찾은 한 여성 고객은 "자식들이 어릴 땐 사망보험금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다 커서 제가 쓸 돈이 필요해졌다"며 "언론보도와 카카오톡 알림서비스를 보고 사망보험금 유동화를 알게 돼 신청하러 왔다"고 말했다. 한화생명 상담사는 해당 고객의 신분을 조회한 뒤 고객확인서를 보여주며 사망보험금 유동화 가입 절차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유동화 비율과 지급기간, 철회권 등도 안내했다. 이 위원장은 이 장면을 지켜보며 현장직원을 격려하고 고객이 사망보험금 유동화를 알게 된 경위 등을 확인했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만 55세 이상부터 신청 가능하다. 사망보험금이 9억원 이하인 금리확정형 종신보험 계약자들은 소득·재산 상관없이 신청할 수 있다. 계약기간과 납입기간은 10년 이상을 채워야 한다.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동일해야 하고 신청시점에 보험계약대출 잔액이 있으면 안 된다.
유동화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게 신청할 수 있다. 정기적인 노후 생활비가 필요한 소비자의 경우 유동화 비율을 높이고 수령기간은 길게 해 보다 많은 금액을 수령할 수 있다. 예컨대 40세 남성이 매월 25만5000원의 보험료를 10년간 납입(3060만원)한 사망보험금 1억원의 보험계약(예정이율 7.5%로 가정)을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55세에 유동화 비율을 90%로 설정하고 30년간 지급받는다고 하면 매년 168만원씩 5031만원을 수령할 수 있다. 게다가 유동화 종료시점엔 1000만원의 잔여 사망보험금도 수령할 수 있다.
정부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모든 생보사가 해당 특약을 출시하기 전까지 서비스형 상품과 월 지급 연금형 상품 등의 준비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보험을 통해 노후대비를 지원하거나 국민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상품들도 지속 개발·지원할 방침이다. 이와 연계해 자회사·부수업무 범위 확대와 신탁 활성화 등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이번에 처음 시행하는 제도"라며 "유동화를 시행하게 되면 사망보험금을 다시 복구할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상세한 사전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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