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 물량이 사실상 완판됐다며 고객사들의 추가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30일 3분기 실적발표 후 이어진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HBM 생산 계획분에 대한 고객 수요를 이미 확보했다"고 전했다.
"내년 HBM 생산 계획은 올해 대비 대폭 확대해서 수립했다"면서 "다만 추가적 고객 수요가 지속 접수되고 있어 HBM 증산 가능성에 대해 내부 검토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최신 제품인 HBM4는 이미 개발을 완료해 모든 고객에 샘플을 출하한 상태로, 고객사 일정에 맞춰 양산 출하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올해 3분기 HBM 판매 추세에 대해 이전 분기 대비 80%대 중반 수준으로 확대됐다고도 설명했다. 또 소량의 남은 구형 HBM 제품 물량 등을 제외하고는 전량 HBM3E로 판매 비중이 전환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전자는 DS 부문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9% 증가했다면서 "HBM3E는 전 고객 대상으로 양산 판매 중이고 HBM4도 샘플을 요청한 모든 고객사에 샘플을 출하했다"고 밝혔다.
다음 4분기 이후에도 인공지능(AI) 인프라용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높은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제품에서는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삼성전자는 내다봤다. "특히 낸드의 경우 HDD의 공급 부족 영향으로 대체재인 QLC SSD 위주로 수요가 더욱 견조해지면서 업계 내 재고 수준이 기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바닥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내년에는 자사의 생산 능력(캐파) 증대 및 최대 생산을 고려해도 고객 수요가 이를 초과해 공급 가용량이 수요에 크게 못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고성능 메모리 위주의 캐파 확대를 통해 AI 응용처 수요 확대에 대응할 예정이다. "2026년 메모리 투자는 적극 투자 기조 하에 전년 대비 상당 수준의 증가를 고려하고 있고 전체 투자 중 D램 비중은 전년 대비 증가할 전망"이라고 했다.
이어 "D램은 1b·1c ㎚(1㎚=10억분의 1m)제품 포트폴리오 구축을 기반으로 첨단 비트(bit) 증산을 위한 설비 투자에 집중하는 가운데 중장기 미래 수요 대응을 위한 건설 투자도 일부 집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파운드리 사업은 2㎚ 신제품 출시와 선단 공정 비중을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는 2㎚ 1세대 공정을 적용한 신제품의 본격 양산과 함께 주요 거래선의 HPC, 오토 수요 강세 제품과 메모리 제품 확대 판매 등을 통해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2㎚ 2세대 공정 개발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AI HPC 응용처 수요 강세에 대응해 선단 공정 비중을 지속 확대하여 안정적 매출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전망에 대해서는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한 변동성이 있다고 봤다. "2026년 하반기는 관세와 AI 관련 반도체 수출 제한 등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불확실성이 있어 조금 더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