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과 이탈리아 국립핵물리연구소(INFN)가 우주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국제공동연구에 나섰다. 양 기관은 30일 IBS 본원에서 'IBS-INFN 중성미자 암흑물질 센터'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공동연구를 시작했다.
이번 센터는 우주의 미지 영역인 '암흑물질(Dark Matter)'과 '중성미자(Neutrino)' 연구를 위한 협력 거점으로, IBS 지하실험연구단 김영덕 단장과 이탈리아 그란사소 연구소 에치오 프레비탈리 소장이 공동 책임자로 참여한다. 양측은 매년 각각 5억 원을 출연해 5년간 연구를 진행하며, 성과에 따라 최대 10년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강원 정선의 산악지대 아래 위치한 IBS 예미랩 전경. 국내 유일의 고심도 지하실험시설로, 암흑물질과 중성미자 탐색 연구가 진행된다. IBS 예미랩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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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물질은 빛을 내거나 반사하지 않아 보이지 않지만, 중력의 영향으로 존재가 확인된 물질이다. 우주 전체 질량·에너지의 약 27%를 차지하며, 그 정체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중성미자는 전하가 없고 질량이 거의 없는 '유령 입자'로, 물질과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지만 우주의 형성과 진화를 이해하는 핵심 단서로 꼽힌다. 두 입자는 현대 물리학이 풀어야 할 '우주의 두 난제'로 불린다.
이탈리아 그란사소 연구소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지하입자물리 시설로, 중성미자 진동과 암흑물질 탐색 분야를 선도해왔다. IBS 역시 강원 정선 예미랩을 기반으로 국내 유일의 고심도 지하실험을 수행 중이며, 최근 그란사소의 대표 실험 '다마(DAMA/LIBRA)' 결과를 반증해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센터는 암흑물질 탐색과 중성미자 없는 이중베타붕괴 연구를 위한 핵심 검출 기술과 소재를 공동 개발한다. IBS 예미랩의 '코사인(COSINE-100U)' 그룹은 결정 정제를, 그란사소의 '사브르(SABRE)' 그룹은 성장과 방사능 측정을 담당해 차세대 저방사능 검출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노도영 원장은 "지하 깊은 곳에서 우주의 기원을 탐구하는 이번 협력은 기초과학의 본질이 '경쟁이 아닌 협력'임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며 "IBS가 세계 과학 무대에서 대등한 파트너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덕 단장은 "한국과 이탈리아가 힘을 모아 실험 정밀도를 높이고, 차세대 과학자 양성에도 함께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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