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최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간 만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테이블에 만찬주와 함께 콜라 한 잔이 놓여 있어 눈길을 끌었다.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을 배려한 처사다.
이날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 만찬 영상을 보면, 이 대통령의 건배 제의에 다른 정상들은 만찬주를 들이켰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술잔을 들고 입에 갖다 댔지만 거의 마시지 않은 듯 다시 테이블에 올려뒀다. 대신 그의 옆에는 콜라 한 잔이 놓여 있어 화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저히 금주를 지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형인 프레드는 '알코올 의존증'에 시달리다 지난 1981년 43세의 나이로 젊은 나이에 숨졌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세상에서 제일 잘생기고 성격 좋은 프레드라는 형이 있었는데, 술 문제가 있었다"며 "형이 항상 내게 했던 말은 '술을 마시지 말라'였다"고 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콜라 사랑'은 유별날 정도다. 그는 한 끼에 햄버거 4개를 먹고 하루에 콜라 12잔을 마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백악관 내 대통령 집무실 전용 책상에 콜라를 요청하는 빨간 버튼이 설치된 바 있다. 그가 빨간 버튼을 누르면 직원이 유리컵에 담긴 시원한 콜라를 갖고 집무실로 들어왔다고 한다.
그가 자주 마시는 콜라는 일반 콜라 중에서도 '제로 콜라(다이어트 콜라)'이며, 미국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전 그가 묵을 호텔에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는 콜라를 종류별로 준비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은색 라벨의 다이어트 콜라 제품은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워 미국 측이 직접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저녁 만찬에는 영월 오골계와 트뤼프(트러플) 만두, 경주 천년한우 등심과 경주 남산 송이버섯, 구룡포 광어, 지리산에서 양식한 캐비어를 곁들인 최고급 양식 코스요리가 제공됐다. 만찬주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가 운영하는 와이너리의 술인 트럼프 샤르도네, 트럼프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알려졌다.
만찬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베트남과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태국, 싱가포르 정상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환영사를 통해 "국빈 방한 중인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동맹국 및 우방국들과 함께 하게 된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며 "전 세계적으로 위기가 복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방국 간 연대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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