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순직 및 수사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31일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을 직무유기 혐의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다. 공수처는 피의자 소환 일정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다.
정민영 특검보는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오 처장을 이번 주 금요일 오전 9시30분에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 처장은 지난해 7월 접수한 송창진 전 공수처 부장검사의 위증 혐의 고발 사건을 1년 가까이 대검찰청에 통보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송 전 검사는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위증한 혐의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 의해 고발됐는데, 특검팀은 오 처장이 의도적으로 수사를 지연시키기 위해 대검 통보를 미룬 것으로 보고 있다.
공수처로부터 송 전 검사의 위증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해온 특검팀은 공수처가 해당 사건을 대검에 통보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오 처장과 이재승 차장, 박석일 전 부장검사를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공수처의 채상병 사건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상반기 처장·차장 업무를 대행했던 김선규 전 부장검사와 송 전 부장검사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전 부장검사가 '총선 전까지 사건 관계자들을 소환하지 말라'고 지시하고, 채상병 특검법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서는 '거부권 행사 명분을 위해 수사를 서둘러야 한다'는 등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부장검사에 대해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통신 기록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방해한 정황을 파악해 수사 중이다.
이에 대해 공수처는 불편함을 드러냈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앞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특검 특성상 수사 기간이 정해져 있고, 구성원 인력도 제한돼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안다"면서도 "관련 인물들에 대한 출석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상황이 사전에, 또는 실시간으로 외부에 알려지는 것에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특검보는 사건의 주요 피의자나 당사자에 대해 조사 일정을 공개해왔다"며 "특검법에도 피의사실을 제외한 수사 진행 상황을 알릴 수 있는 근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오 처장과 같은 혐의를 받는 이 차장검사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오는 29일 오전 9시30분엔 송 전 부장검사를 불러 위증 및 특검이 인지한 수사 관련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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