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北최선희 만나 "북·러관계 계획대로 발전"

북·미 정상회담, 김정은 방러 등 논의 가능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만나 북·러 관계가 계획대로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최 외무상과 악수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따뜻한 인사를 전해달라"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최선희 북한 외무상.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최선희 북한 외무상.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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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김 위원장과 정상 회담한 것을 언급했다. 그는 "베이징에서 만나서 우리의 관계 발전 전망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했다"며 "이제 모든 것이 다 계획대로 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외무상은 "바쁘신 데 만나주셔서 감사하다"며 "베이징 회담이 따뜻한 분위기에서 열렸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정말로 그랬다"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최 외무상과 동행한 신홍철 주러시아 북한대사에게도 악수를 청한 뒤 북한 대표들을 회의 테이블로 안내했다. 이 자리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과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도 배석했다.


크렘린궁은 양측의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날 푸틴 대통령과 최 외무상은 북·미, 미·러 관계를 집중 논의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방문을 계기로 김 위원장과 만날 의향을 여러 차례 밝힌 만큼 최 외무상이 북·미 정상회담 관련 북한의 입장을 전달하고 러시아 측 의견을 들었을 수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에서 취재진에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김정은)가 만나고 싶어 한다면 만나고 싶다"며 "그가 만나고 싶어 하면 나는 한국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 외교의 핵심인 최 외무상이 28일까지 러시아를 실무 방문한 뒤 라브로프 장관과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리는 유라시아 안보 국제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만큼 북·미 정상회담 성사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푸틴 대통령과 최 외무상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시기를 조율할지도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은 작년 6월 평양에서 북·러 정상회담을 한 뒤 김 위원장을 모스크바로 초대했다. 이어 9월 중국에서 다시 만났을 때도 답방을 초대했다.


군사 의제도 거론됐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북·러는 작년 6월 상호 군사 원조 내용이 포함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 이후 군사적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최 외무상은 라브로프 장관과 회담하며 양자 관계와 국제 정세, 국제기구 내 행동 조율 등을 논의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의 쿠르스크 파병에 감사를 표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회담에서 라브로프 장관과 최 외무상이 북·러조약 이행 의지를 재확인하고 한반도를 비롯한 국제 정세 긴장이 고조되는 이유가 미국과 그 동맹들 때문이라고 한목소리로 비난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월과 11월에도 크렘린궁에서 최 외무상을 접견했다. 최 외무상은 북·러 관계 밀착 이후 러시아를 방문할 때마다 푸틴 대통령과 만나는 극진한 대우를 받고 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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