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억 털린 루브르, 중앙은행 26m 지하 수장고로 보석 옮겼다

박물관과 300m 거리
재전시 여부 불확실

닷새 전 1400억원 상당의 유물을 도난당한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이 전시하고 있던 일부 보석을 중앙은행으로 이관했다.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매체 RTL에 따르면 이날 아침 경찰의 삼엄한 호위 아래 루브르 박물관의 보석 컬렉션 중 일부가 300m 떨어진 중앙은행으로 옮겨졌다. 이관된 보석들의 세부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도난 사건이 발생한 아폴론 갤러리 내 보석 왕관들과 다른 갤러리에 전시된 보석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다시 문을 연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앞에 관람객들이 줄 서 있다. 파리(프랑스)=타스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다시 문을 연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앞에 관람객들이 줄 서 있다. 파리(프랑스)=타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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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진 보석들은 중앙은행 내 지하 26m 깊이의 수장고에 보관됐다. 이 수장고는 프랑스 금 보유량의 90%를 보관 중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수첩들도 이곳에 있다. 중앙은행에 맡겨진 보석들이 다시 루브르 박물관에서 전시될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도난 당한 마리 루이즈 황후의 에메랄드·다이아몬드 목걸이와 귀걸이. AFP 연합뉴스

도난 당한 마리 루이즈 황후의 에메랄드·다이아몬드 목걸이와 귀걸이.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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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큰 충격을 준 루브르 박물관 절도 사건은 지난 19일 오전 9시30분쯤 일어났다. 당시 4인조 절도범 일당은 센강 쪽 루브르 박물관 외벽에 사다리차를 세워두고, 2층에 있는 아폴론 갤러리에 유리창을 깨고 침입해 단 7분 만에 왕실 보물 8점을 훔쳐 달아났다. 도난품은 나폴레옹 1세가 부인 마리 루이즈 황후에게 선물한 에메랄드 목걸이와 귀걸이, 나폴레옹 3세의 부인 외제니 황후가 쓴 왕관 및 티아라와 브로치, 18세기 마리 아멜리 왕비와 오르탕스 왕비의 사파이어 티아라, 목걸이, 귀걸이 등 왕실 보물 8점이다. 이 물건의 가치는 약 8800만 유로(약 1460억원)로 추정된다. 도난품 가운데 외제니 황후 왕관은 범인들이 현장 인근에 떨어뜨려 경찰이 회수했다.

사건 발생 후 이틀 연속 폐관했던 루브르 박물관은 21일 정기 휴무일을 거쳐 사흘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로랑스 데카르 관장은 이후 상원에서 열린 현안 질의에 출석해 박물관 내에 경찰서를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프랑스 검찰은 절도범들의 신원과 행방을 파악하려 애쓰고 있다. 로르 베퀴오 파리 검찰청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DNA, 지문 등 150건 이상의 증거물 채취가 완료됐다"며 "앞으로 며칠 내 (증거물 분석)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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