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지역 주요 마약 유통망의 펜타닐 공급 핵심 인물로 지목돼 온 중국인이 국경을 넘나드는 탈주극 끝에 붙잡혔다.
오마르 가르시아 하르푸치 멕시코 안보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제 마약 밀매범이 쿠바에서 체포된 뒤 미국으로 넘겨졌다"고 밝혔다고 25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 밀매범은 장즈둥이라는 이름의 중국 국적자로, '브라더 왕'이라는 별칭으로 알려졌다. 그는 펜타닐 1800㎏, 코카인 1000㎏, 메스암페타민(필로폰) 600㎏ 이상을 미국과 중남미 지역으로 유통한 조직망의 핵심 인물이다.
장즈둥은 시날로아 카르텔과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 등 멕시코 주요 범죄조직과 협력, 원료 조달·제조·수송을 연결하는 물류 중개 역할을 맡아왔다. 아울러 마약 생산 기술을 전수하기 위해 중국인 제조업자를 현지 실험실에 투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미국 정부는 장즈둥을 중국 내 화학 원료 생산업체와 멕시코 제조·유통 카르텔 사이의 '중추 연결고리'로 평가해왔다. 미국 법무부는 그를 '카르텔의 우두머리급인 세계 최고위 범죄자'로 분류하고 있다. 멕시코 검찰은 장즈둥의 연간 범죄 수익이 약 1억5000만달러(약 2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그는 팬데믹 이전 멕시코 여성과 결혼해 시민권을 얻었고, 지난해 미국 송환을 앞두고 멕시코시티에서 가택연금 상태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지난 7월 감시망을 피해 도주한 뒤 개인 전용기로 쿠바 아바나로 이동, 위조 신분으로 러시아 입국을 시도했다가 실패하고 아바나로 돌아온 직후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송환은 중국과 멕시코, 미국 간 마약 제조 및 유통 네트워크를 동시에 압박하는 의미 있는 성과라는 평가다. 로널드 존슨 주멕시코 미국 대사는 "국가 간 공조가 강화될수록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최근 헤로인보다 50배 강력한 펜타닐 확산을 최우선 대응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이 결과 지난해 미 전역에서 치명적인 약물 과다복용 건수가 약 25%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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