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단체 '케어' 측이 반려견 '파샤'가 달리는 자전거에 매달린 채 숨진 이른바 '파샤 사건'에 대한 강형욱 훈련사의 발언을 비판했다. 강 훈련사 역시 이와 관련해 입장을 전했다.
케어는 지난 23일 공식 계정을 통해 "죽이려고 한 건 아니니 학대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건가. 사고와 실수와 학대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인가"라고 시작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들은 지난 20일에도 "강형욱 훈련사는 '바이크저링' 이라는 스포츠를 끌고 와서 마치 파샤사건이 단순한 훈련 중 사고처럼 들리게 만든다"는 글을 통해 강 훈련사를 비판했다.
케어는 "과실치사라는 말이 있다. 사람에 대한 법은 과실치사를 처벌하지만 동물에 있어 과실치사는 아직 처벌되는 법이 없다. 이렇게 법은 의도를 판단해 처벌 여부를 결정하지만 동물권은 의도를 기준으로 하지 않는다"며 "고통의 결과가 있다면 그것이 곧 폭력으로 정의되어야 한다. 강형욱 씨의 단순한 저 말은 학대자의 처벌을 피하게 하는 매우 심각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강 훈련사는 지난 18일 '*긴급편성* 속상한 소식에 갑자기 카메라 켰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파샤 사건'을 언급했다. 해당 사건은 50대 견주 A씨가 전기자전거에 반려견 파샤를 매달고 달리다 사망하게 한 사건으로, 당시 A씨는 훈련용 목줄을 이용해 시속 10~15㎞ 속도로 약 30분간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시민들이 다친 파샤를 발견하고 A씨를 제지했지만 파샤는 끝내 숨졌다. 이후 경찰은 A씨의 추가 학대 정황을 포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 훈련사는 라이브 방송에서 "파샤 사건을 보고 모든 게 안타까웠다. 그분이 정말 학대를 하고 싶고 죽이고 싶어서 파샤를 데리고 나왔을까 싶다"며 "처벌은 받아야겠지만 그분이 파샤를 죽이려 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케어 측은 이에 대해서 "파샤는 인간의 의도가 아닌 행위의 결과로 죽었다. 학대자의 과거 행적들은 파샤의 죽음이 '우연'이 아니라 예견된 결과였음을 시사한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았다"면서 "동물보호법을 잘 모르고 동물의 고통에 대해 평소 진지한 고민도 없으며 최소한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대한 파악조차 없이 함부로 사건을 가십성으로 소비하게 되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동물에게 있어 그것이 곧 폭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강 훈련사는 20일 고정댓글을 통해 " 파샤는 자전거에 끌려가다 죽었고, 많은 뉴스에서 보도됐던 학대사건이었다. 저 또한, 파샤가 학대로 인해서 안타깝게 죽었다고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2의 파샤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동물단체들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응원한다. 저 또한 제가 있는 자리에서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업로드된 영상에서는 그 마음이 다 전달되지 않았었나 보다"라며 "반려견과 그리고 그 너머 동물을 보호하는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만이 오직 특별하여 그들을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학대도 보호도 사람이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는 같다고 생각한다. 이런 모든 분들의 헌신과 노고에 감사드리고, 앞으로 제가 하는 발언에 대해서는 더욱더 신중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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