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개입' 등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선 전 의원이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에에게 공천을 부탁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 심리로 열린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공천개입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김 여사는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명씨로부터 총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대가로 같은 해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하지만 이날 김 전 의원은 당시 자신이 공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공천을 신청했던 지방자치단체장은 배제됐고, 우세한 후보는 저밖에 없었다"며 "당시 인수위원회에 여성이 적게 들어갔다는 비판도 있었고 여러 상황 속에서 저 말고는 줄 사람이 없었음에도 특정 정치인의 견제에 걸려서 투표에 의해 (공천이) 결정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던 윤상현 의원을 통해 공천에 개입한 것도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특검팀이 "윤 의원이 증인에 대한 공천 의견을 강하게 개진해 전략공천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보통 정치인이 힘썼으면 힘썼다고 전화하는데, 윤 의원은 전화한 적이 없다"며 "그때는 윤 전 대통령이 막 (당선)되고, 당 장악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특검팀이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김영선 의원 살려달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도 공개하자 김 전 의원은 "공천은 공관위원들끼리 하는 것"이라며 "저건 명태균 생각이지 실제 공천 구조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공판 출석 전 기자회견을 열고 "난 윤석열 후보를 국민의힘에 안착시키려 많은 노력을 했다"며 "당시 윤 후보가 당에 급하게 들어와 대선을 치를 때여서 대선 기여도가 메인 이슈였다"고 공천 과정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한편 건진법사 전성배씨도 이날 김 여사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전씨는 '윤 전 본부장에게 받은 샤넬 가방을 피고인에게 전달했느냐'는 특검팀 측의 질문에 "전달했다"고 답했다.
김건희 씨에게 각종 청탁을 전달한 창구로 지목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18일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로 들어가고 있다. 2025.08.18 윤동주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앞서 특검팀은 전씨 측으로부터 변호인을 통해 시가 6220만원의 그라프 목걸이 1개와 김건희가 수수한 뒤 교환한 샤넬 구두 1개, 샤넬 가방 3개를 임의 제출받아 압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검팀이 확보한 물품은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가 2022년 4~7월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교단 현안을 청탁하면서 건넨 것이다. 특검팀은 수사 초기부터 문제의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왔으나 김 여사 자택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와 그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의 압수수색 과정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간 전씨는 수수 및 전달 사실을 부인해왔으나, 최근 자신의 재판에서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아 김건희 측에 전달했고, 이후 해당 물건 및 교환품을 돌려받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 씨는 지난해 김 여사 측에서 물건들을 돌려주겠다고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전 씨는 "유 전 행정관이 받으러 오라고 저한테 그래서, 제 처남이 가서 받아왔다"며 "돌려받아 집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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