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패션공부할래" K팝 광팬 여고생과 두 남학생…K드라마 아니라고?

K팝 팬 여학생과 두 남학생 사이 이야기

'드라마 천국' 멕시코에서 한국 드라마 작법을 차용한 작품이 나왔다.


연합뉴스는 24일 TV아스테카와 함께 멕시코 양대 전국 방송 네트워크로 꼽히는 텔레비사 우니비시온의 카날 5가 드라마 '애정 계약, 너랑 나랑'(Contrato de Corazones, Tu y Yo) 첫 화를 오는 27일(현지시간) 방영한다고 보도했다.

멕시코 TV드라마 '애정 계약, 너랑 나랑' 포스터. 텔레비사 우니비시온 제공. 연합뉴스

멕시코 TV드라마 '애정 계약, 너랑 나랑' 포스터. 텔레비사 우니비시온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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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날 5는 작품을 두고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K드라마에서 영감을 받은 시리즈"라고 소개했다. 드라마는 엘리트 학교를 배경으로 남녀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다. 눈에 띄는 건 드라마 속 K팝과 관련된 설정이다.


여학생 '페리'는 K팝 광팬으로 서울에서 패션 디자인을 공부하겠다는 꿈으로 명문학교에 입학한다. 다만 가난한 집안이라는 출신 배경을 숨긴 채 지내다가, 이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세바스티안'과 계약을 맺고 연인인 척하며 학교생활을 한다.


'세바스티안'은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주변과 거리를 둔 채 지내던 인물이다. 그는 거 여자친구 문제로 멀어진 옛 친구 '마테오'와 갈등을 빚는데, 카리스마 넘치는 인기만점 농구부 주장 '마테오'는 '페리'에게 매료된다. 그렇게 '세바스티안'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내용에서 느껴지듯 작품은 한국에서 유행했던 청춘 멜로물들을 연상케 한다. 에두아르도 무르기아 감독도 작품 설명을 하며 K드라마를 언급했다. 그는 "전통 멜로 드라마 구조와 미덕은 유지하면서 K드라마 포맷의 특징을 반영했다"면서 "몽환적 장면을 늘려 편집한다든지 슬로우 모션을 적극적으로 삽입한다든지 하는 게 그 사례"라고 전했다.


또 한국식 로고 또는 아이콘에서 영감을 받은 소품을 세팅해 "올드 드라마 팬과 젊은 시청자 모두에게 어필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라질·콜롬비아 등과 더불어 미국과 유럽 등 100여개국에 30여개 언어로 번역해 작품을 수출한다.


멕시코는 매우 두꺼운 TV 드라마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 인기 TV방송 장르인 '텔레노벨라' 강국이기도 하다. 텔레노벨라는 텔레비전의 'tele'와 소설을 뜻하는 스페인어 'Novela'의 합성어다. 국제 에미상에선 영미권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드라마를 통칭할 때 쓰인다.


멕시코 내 시청률도 굉장히 높은데, 예컨대 지난 3월 종영된 '가르시아 부인의 딸들'(Las hijas de la senora Garcia·82부작)의 경우 마지막 화 시청자 수가 750만명에 달한 것으로 현지 방송가 전문 매체는 집계했다.


멕시코는 과거 아르헨티나 원작인 '천사들의 합창'을 리메이크한 드라마가 전 세계는 물론 특히 국내서 화제를 모으며 멕시코 드라마를 알린 계기가 되기도 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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