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23일(현지시간) 미국의 대(對)러시아 제재 강화에도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러시아 타스·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대러 제재에 대해 "이는 물론 러시아를 압박하려는 시도"라며 "그러나 자존심 있는 국가와 국민은 압박 속에 어느 것도 결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 측에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종전을 위한 평화협정 체결을 압박해왔는데 러시아 측이 적극적으로 논의에 임하지 않자 루코일, 로스네프트 등 러시아 대형 석유회사의 수출길을 막는 방식으로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이는 우리의 경제적 안녕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세계 시장에서 석유와 석유 제품 거래량이 급격히 감소하면 가격이 상승할 것이다. 주유소를 포함한 석유·석유 제품 가격이 급등할 것이며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를 향해서는 적대적 태도를 유지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까지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2500㎞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제공해달라는 요청하는 데 대해 "갈등을 확대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7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토마호크 공급을 요청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드론만으로는 작전이 어렵다"며 거듭 미련을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서는 우호적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그(트럼프)의 발언을 통해 미국 대통령이 이 만남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을 알았다. 그는 회담 연기를 말하는 것 같다"며 "러시아는 언제나 대화를 지지하며, 협상은 늘 대립, 분쟁, 전쟁을 하는 것보다 좋다"며 여지를 남겼다.
한편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편에 서서 전쟁 종식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헝가리를 제외한 유럽 26개국은 러시아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이날 발표하며 러시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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